스마트폰과 PC, TV·가전 전반에서 가격 인상이 확산되고 있다. 인공지능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가격 급등이 전자제품 원가를 밀어 올리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는 흐름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판매에 들어가는 2026년형 노트북 갤럭시 북6 시리즈의 출고가를 최대 341만원으로 책정했다. 전작 대비 80만~120만원가량 오른 수준이다. LG전자도 신형 노트북 LG 그램 프로 AI 2026(16형) 출고가를 314만원으로 정해 유사 사양의 전작보다 약 50만원 인상했다.
해외 PC 제조사도 잇따라 가격을 올리고 있다. 에이수스, 델은 주요 제품 가격을 15~20% 상향 조정했다.
가격 인상의 배경으로는 AI 수요 급증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공급 재편이 지목된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으로 출하가 집중되면서 PC·스마트폰에 쓰이는 범용 D램 공급이 줄었고, 이에 가격이 급등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고정거래 가격은 지난해 말 9달러를 넘어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스마트폰도 예외가 아니다. 삼성전자는 원가 부담 완화를 위해 일부 모델에 자체 AP를 적용하고 있으나, 반도체 가격 상승 폭이 커 올해 출시 예정인 플래그십의 가격 인상 가능성이 거론된다. 샤오미는 최신 울트라 모델의 가격을 전작 대비 약 10% 올렸다. 아이폰 역시 역대 최고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옴디아는 모바일 D램(LPDDR) 고용량 제품 가격이 전년 대비 70% 이상 급등했고, 스마트폰용 낸드플래시는 약 100%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TV와 가전으로도 번지고 있다. 메모리 가격 급등에 LCD 패널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부담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 LCD 패널 업체들이 연초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제시했다. 옴디아는 TV용 메모리 가격이 올해 1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 시장에서도 스마트 TV 가격이 최소 3% 이상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지 가전업체들은 메모리 칩 부족과 통화 약세를 주요 요인으로 꼽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즈는 올해 스마트폰·컴퓨터·가전 등 주요 전자제품 가격이 최대 5~20% 상승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AI 기능이 TV·가전 전반으로 확산되는 만큼 고사양 메모리 탑재가 불가피해 가격 상승 압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AI 가전 확산이 소비자 체감 물가를 끌어올리는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