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재산 중 절반 이상이 외화 자산으로 확인되면서 환율 정책 책임자로서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원화 약세 시 개인 자산이 늘어나는 구조가 정책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해충돌 우려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회 제출 재산신고에 따르면 신 후보자와 가족의 총 재산은 82억4102만원이다. 이 가운데 해외 금융자산과 해외 부동산은 45억7472만원으로 전체의 55.5%를 차지했다. 달러, 유로, 파운드, 스위스프랑 등 다양한 외화로 분산된 예금과 영국 국채가 포함됐다.
배우자와 자녀 역시 해외 중심 자산 구조를 보였다. 배우자는 미국 부동산과 외화 예금을, 장남은 외화 예금과 해외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가족 전체 자산이 환율 변동에 직접적으로 연동되는 구조다.
문제는 환율 상승이 곧 자산 증가로 이어지는 점이다. 외화 자산은 원·달러 환율이 오를수록 원화 환산 가치가 커진다. 실제로 신고 기준일 이후 환율이 단기간 급등하면서 자산 평가액도 약 1억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환율은 1499원대에서 1530원대까지 상승했다가 다시 소폭 하락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신 후보자는 앞서 환율 수준 자체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러한 발언과 자산 구조가 맞물리며 정책 신뢰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후보자의 이력상 외화 자산 비중이 높은 것은 불가피하다는 반론도 있다. 신 후보자는 40년 이상 해외에서 활동한 국제 금융 전문가로, 자산 형성 과정 자체가 해외 중심이었다는 설명이다.
비교 대상도 거론된다. 현직 총재인 이창용의 경우 전체 재산 중 외화 자산 비중은 5%대에 그쳤다. 과거 최상목 역시 미국 국채 투자 논란 이후 자산 처분을 결정한 바 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강한 비판이 제기됐다.
이번 인사청문회에서는 외화 자산 비중뿐 아니라 다주택 보유 문제도 함께 다뤄질 전망이다. 신 후보자는 서울 강남 아파트와 종로 오피스텔, 미국 아파트를 보유한 상태다. 다만 일부 부동산은 처분 계획을 밝힌 상황이다.
금리와 환율을 동시에 책임지는 한국은행 총재 자리의 특성상, 개인 자산과 정책 간 이해충돌 가능성은 피하기 어려운 검증 대상이다. 청문회 과정에서 자산 정리 여부와 향후 관리 방안이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