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도 도쿄의 출생아 수가 전년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연 2조엔을 넘는 임신·출산·육아 예산을 투입한 정책 효과가 가시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후생노동성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도쿄 출생아 수는 8만1063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97% 늘었다. 12월 수치까지 포함하면 도쿄 출생아 수는 10년 만에 전년 대비 증가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출생아 수가 늘어난 지역은 전국 4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도쿄를 포함해 5곳에 불과했다. 증가율은 오키나와가 1.1%로 가장 높았고 도쿄가 뒤를 이었다. 가나가와는 0.2% 증가에 그쳤다. 반면 아키타현은 출생아 수가 3.2% 감소하며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일본 전체 신생아 수는 같은 기간 0.1% 줄었다.
도쿄는 지난 5년간 출생아 수가 연평균 3%대 감소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등 조짐이 나타났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추진한 저출산 대책이 전환점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이케 지사는 ‘칠드런 퍼스트’를 내걸고 임신부터 교육까지 전 단계에 걸친 지원 정책을 확대해 왔다.
도쿄도는 지난해 저출산 대응 예산으로 2조엔을 편성했고, 올해는 2조2000억엔으로 늘렸다. 첫째 자녀까지 보육료 전액 지원, 영유아와 초·중·고생 의료비 확대, 난임 시술 비용 보조 등이 핵심이다. 결혼 장려를 위해 도쿄도와 연계된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릴 경우 지원금을 지급하고, 영유아 친화 식당과 돌봄 인프라도 확충했다. 중·고교생 정신건강 진단, 사립중학교 학비 지원 확대도 포함됐다.
올해부터는 0~14세 아동에게 1인당 1만1000엔을 지급하는 정책도 시행된다. 소득 수준을 거의 따지지 않는 보편 지원이 특징이다. 연구자들은 고소득층 역시 출산을 선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고 평가한다.
다만 도쿄 등 재정 여력이 있는 지역에 출생아가 집중되고, 지방의 인구 감소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도쿄도는 정부와 저출산 대책 협의체를 신설해 정책 성과를 전국으로 확산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출생아 증가라는 성과를 어떻게 지방으로 연결할지가 향후 과제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