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약단속국(DEA)이 일본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중국계 펜타닐 밀수 조직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일본 경찰은 불법 유통 정황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선을 긋고 있어 양국 간 시각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DEA는 일본 내 펜타닐 전구체 유통 경로를 추적 중이며, 2021년 오키나와현 나하에서 설립됐다가 2022년 나고야로 이전한 일본 법인 ‘피르스키(Firsky)’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 회사는 2023년 미국에서 펜타닐 원료 밀수 혐의로 기소된 중국 후베이 아마벨 바이오테크(Amarvel)의 일본 지사격으로 파악됐다.
조사 과정에서 DEA는 ‘일본의 보스’로 불리는 중국인이 조직을 주도하며 일본 법인을 세우고 위조 화학물질 거래를 지시한 정황을 포착했다. 해당 조직은 재팬 포스트 등 배송망을 이용해 물품을 유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DEA는 암호화폐 거래 내역과 국제 운송 경로를 추적하며 조직의 자금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
미국 측은 일본 정부의 적극적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 조지 글래스 주일 미국 대사는 “양국이 공조해야 지역 사회를 펜타닐 위협으로부터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본 경찰청은 “일본 내 불법 유입이나 일본을 통한 수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혀 온도 차를 보였다.
DEA는 미국 외 지역에서 직접 수사권이 없는 만큼 일본 경찰, 세무 당국 등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번 수사에는 멕시코와 제3국 당국도 연계돼 있으며, 국제 공조 수사망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펜타닐 전구체의 화학 조성이 계속 변해 합법과 불법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어 단속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의 제레미 더글러스는 “일본과 같은 중개지를 거치면 적발 위험이 낮아진다”며 중국 조직이 일본을 우회 경유지로 활용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