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포함한 3차 상법 개정안을 연내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기업들의 경영권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주식을 줄여 주당순이익(EPS)과 주당순자산(BPS)을 끌어올려 주주가치를 높이는 대표적 주주 친화정책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는 그동안 자사주를 우호 세력에 매각해 의결권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을 막아왔는데, 소각이 의무화되면 이 방어 수단이 사라지게 된다.
딜리전트 조사에 따르면 행동주의 펀드 공격을 받은 한국 기업은 2019년 8곳에서 2023년 77곳으로 급증했다. 최근에는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들까지 행동주의 전략을 활용하면서 기업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재계는 포이즌 필(신주인수선택권)과 차등의결권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방어 장치 도입이 시급하다고 호소한다. 한국경제인협회를 비롯한 경제 8단체는 “경영권 방어 제도 없이 자사주 소각만 의무화하면 국내 기업들이 투기자본에 경영권을 내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주식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고 ‘코스피 5000 시대’로 가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지만, 재계의 반발은 거세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