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은 오르는데 농민 소득은 뒷걸음…‘비축미 방출’보다 선행할 과제

쌀값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농민들의 소득은 줄고 있다. 정부가 시장 안정을 이유로 비축미 방출에 나섰지만, 공급 개입이 오히려 가격 왜곡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집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쌀 20㎏ 소매가는 6만1235원으로, 1년 전보다 19.8% 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8월 3만t, 9월 초 5만t 등 총 8만t의 비축미를 풀었고, 대형마트 할인 지원까지 확대했지만 쌀값은 방출 발표 시점마다 되레 가파르게 뛰었다.

쌀생산자협회는 “생산비 상승분을 겨우 반영한 수준인데 비축미 방출이 농민 순수익을 제로로 만든다”고 반발한다. 협회가 농촌진흥청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논 200평 기준 쌀 판매 수입은 52만원으로 전년 대비 22.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농약·인건비 등 경영비는 2.2% 늘어났다. 가격 상승에도 실질 수익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원인은 공급 축소와 통계 왜곡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2020~2024년 사이 벼 재배면적은 2만8000㏊ 줄었고, 올해는 정부의 감축 압박으로 2만㏊가량 더 감소했다. 반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70.2㎏에서 72.7㎏으로 늘었다. 그럼에도 농식품부는 가공용 쌀을 포함한 통계를 근거로 소비 감소를 강조하며 ‘밥상용 쌀 부족’ 논란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낮은 쌀값을 반영해 수요보다 많이 비축했고, 이를 올해 가격 급등에 대응해 푸는 정상적 조치”라고 해명한다. 그러나 현장의 불만은 비축미 방출보다 재배면적·소비량 등 구조적 원인에 대한 점검이 선행돼야 한다는 데 모아진다.

당장 추수기를 앞두고 있는 만큼 쌀값 상승세가 일본처럼 사회적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농민들의 지속 가능한 소득 보장 방안 없이는 쌀 산업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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