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해 고가주택 대출 한도를 대폭 축소하고, 전세대출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처음 적용하기로 했다.
15일 금융위원회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긴급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부동산시장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16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시가 15억원 초과 25억원 미만 주택은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기존 6억원에서 4억원으로 줄어들고, 25억원을 넘는 초고가 주택은 최대 2억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다. 15억원 이하 주택의 한도는 6억원으로 유지된다.
또한 1주택자의 전세대출이 이달 29일부터 DSR 산정에 포함된다. 금융위는 연간 약 5만2000명이 이 규제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소득 5000만원인 차주가 2억원의 전세대출을 받을 경우 DSR 비율에 약 14%가 반영된다.
이와 함께 대출 한도를 줄이는 역할을 하는 ‘스트레스 금리’ 하한은 현행 1.5%에서 수도권·규제지역 주담대에 대해 3%로 상향된다. 금융위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연봉 5000만~1억원 차주가 4% 금리로 주담대를 받을 경우 대출 한도가 최대 14.7% 감소한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하한은 15%에서 20%로 높아지며, 시행 시점은 내년 4월에서 1월로 앞당겨졌다. 이는 은행이 더 많은 자본을 쌓아야 한다는 뜻으로, 주담대 공급 축소 압력으로 작용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수도권 일부 지역의 과열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확고한 시장 안정을 위해 대출 수요를 적극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새롭게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21개 자치구와 경기 12개 지역에서는 강화된 대출 규제가 즉시 적용된다. 무주택자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70%에서 40%로 줄어들고, 전세대출 보유자는 3억원 이상 아파트를 새로 살 수 없다. 1억원 이상의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는 대출 실행 후 1년간 규제지역 내 주택 구입이 제한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고가주택 매수와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를 억제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면서도, 중저가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 가능성도 경고했다. 금융위는 “가계대출 추이와 주택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추가 규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