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샤오미폰 외교’…한국산 부품으로 전한 미묘한 신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년 만의 국빈 방한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선물한 ‘샤오미15 울트라’ 스마트폰이 외교적 상징으로 주목받고 있다. 겉보기엔 단순한 선물이지만, 모델 선택과 부품 구성에는 미묘한 외교 메시지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중국의 대표 기술기업 화웨이가 아닌 샤오미 제품을 골랐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대상이자 한국 내 여론도 좋지 않은 브랜드다. 반면 샤오미는 비교적 정치적 부담이 적은 중국 기업으로,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사이에서 한국이 처한 현실을 의식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더 주목되는 대목은 ‘최신형’이 아닌 ‘한 세대 전 모델’이라는 점이다. 시 주석이 선물한 샤오미15 울트라에는 한국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이 탑재돼 있다. 이는 2023년 시 주석이 광둥성의 LG디스플레이 공장을 깜짝 방문했던 사실과 맞물린다. 당시 그는 외국 기업을 드물게 방문하며 한중 경제협력 의지를 피력했으나, 직후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으로 양국 관계는 급랭했다.

따라서 이번 선물은 ‘그때의 우호적 메시지를 다시 꺼내든’ 상징적 행위로 해석된다. 중국산 스마트폰이지만 한국산 부품이 들어간 제품을 통해, 시 주석은 한중 경제의 상호의존성을 상기시키며 관계 복원의 실마리를 제시한 셈이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민생과 경제협력에 방점이 찍혔다. 양국은 통화스와프 연장과 2026~2030년 경제협력 공동계획, 서비스 무역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대만 문제 등 정치적 현안은 언급을 최소화하고, 실질 협력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시 주석의 ‘샤오미폰 외교’는 첨단 기술과 외교의 교차점에서 나온 세밀한 메시지다. 한국산 부품이 들어간 중국 제품을 통해 ‘갈등보다는 공존’의 신호를 보낸 이번 선택은, 냉랭했던 한중 관계에 새로운 해빙의 문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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