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여파 일본 ‘폐묘’ 확산…전통 장묘 문화 급변

일본에서 가족묘를 철거하는 이른바 폐묘가 급증하고 있다. 출산율 감소와 고령화 심화로 무덤을 관리할 후손이 줄어들면서 전통 장묘 문화가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지자체 통계에 따르면 연간 폐묘·이장 건수는 약 16만 건 수준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도쿄의 중소 사찰들은 이미 묘역 곳곳이 빈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최대 300기 안치가 가능한 절에서도 관리 포기, 무연고 상태가 된 묘들이 늘어나면서 비석이 철거된 자리만 남는 사례가 반복된다. 사찰 측은 법정 절차에 따라 일정 기간 방문이 없으면 폐묘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후손들이 직접 기존 무덤을 정리하고 유골을 외곽 납골시설로 옮기는 경우도 뚜렷하게 늘고 있다. 납골시설은 영구 보관과 합동 추모를 지원해 장례 당사자와 후손 모두 부담이 적다. 자녀가 없거나 가족 관계가 희박한 고령층 사이에서는 “부담을 남기지 않겠다”는 이유로 사전에 납골시설 이용을 결정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최근엔 수천~1만 명 규모의 공동 안치가 가능한 대형 합장식 납골시설도 각지에서 조성되고 있다. 고대 전방후원분 양식을 본뜬 구조물까지 등장하며, 사찰·지방자치단체·민간 기업이 참여하는 ‘대규모 납골 산업’이 확장되는 분위기다.

일본의 화장률은 이미 99%에 육박해 화장이 사실상 일반적 장례 방식이지만, 무덤을 유지·관리하는 가족묘 문화는 급속히 붕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출생·무연고 사망 증가·1인 가구 확대가 맞물리며 “죽음 이후의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던 전통 구조가 해체 단계에 들어섰다”고 진단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일본의 장묘 산업이 합장·영구 납골·무연고 대응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한다. 전통 묘지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대형 납골시설과 공공 무연고 처리 체계 강화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일본의 폐묘 확산은 저출생·고령화로 구조 전환이 진행 중인 한국에도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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