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사태’로 1000억원대 사기 혐의를 받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구속을 피했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정상화 작업도 중단 없이 이어지게 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3일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홈플러스 공동대표, 김정환 부사장, 이성진 전무 등 경영진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뒤 14일 새벽 이들 모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낮고,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결정으로 홈플러스 회생 절차는 당분간 MBK 주도의 기존 구도를 유지하게 됐다. 김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회생 절차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컸던 만큼,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MBK는 영장 기각 직후 “법원의 결정은 사안의 법리와 사실관계에 대해 MBK와 홈플러스의 입장이 타당하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9일 긴급 운영자금 3000억원 마련, 현금 흐름 개선을 위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 부실 점포 정리, 인력 재배치 등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김 회장이 불구속 상태를 유지하게 되면서 회생계획안과 관련한 MBK와 채권단 간 협상도 정상적으로 이어질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특히 회생계획안의 핵심 변수로 꼽히는 추가 자금 투입과 유동성 지원 논의도 동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회생 초기부터 대주주인 MBK의 책임 있는 역할을 전제로 협상에 나서 왔는데, 이번 영장 기각으로 최소한의 신뢰 기반은 유지됐다는 분석이다.
홈플러스는 앞서 “회생계획안이 차질 없이 이행될 경우 2029년 상각 전 영업이익은 1436억원 수준으로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며 “이해관계자와 협의해 구조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냉정하다. 대형 점포 중심의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단기 유동성 회복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많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주주에 대한 사법 리스크는 일단 넘겼지만, 회생의 성패는 영업 정상화와 자금 조달 능력에 달려 있다”며 “MBK가 어느 수준까지 책임을 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노조도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대주주인 MBK의 실질적인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며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했다.
MBK는 “회생을 통해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한 책임 있는 결정을 감내해 왔으며, 앞으로도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