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챠 5차 붐’…일본 캡슐토이 산업, 경험소비 시대의 선두주자로 부상

일본의 캡슐토이, 이른바 ‘가챠’ 산업이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자판기에 500엔 동전을 넣고 돌리면 정체불명의 반투명 캡슐이 떨어지는 단순한 놀이가, 이제는 연간 640억 엔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하며 일본 내외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일본완구협회에 따르면 2010년 약 300억 엔이던 캡슐 완구 시장은 2021년 400억 엔을 돌파한 데 이어 2023년에는 640억 엔까지 확대됐다. 최근에는 일본 전역에서 가챠 전문 브랜드들이 공격적으로 점포를 확장하고 있으며, 특히 도심 상업지와 철도역 등 고밀도 유동 인구 지역을 중심으로 가챠 전문 매장이 늘고 있다.

가챠의 시작은 1965년 미국산 껌·초콜릿 자판기가 일본 도쿄의 볼링장에 설치되면서다. 이후 1970년대 후반 ‘소년 점프’의 캐릭터 상품과 함께 ‘근육맨’ ‘SD건담’ 시리즈 등이 등장하면서 첫 번째 붐을 일으켰다. 1990년대 소형 게임기 유행으로 주춤했던 가챠는 1998년 디즈니 피규어 시리즈로 재기했고, 2010년대에는 ‘컵 위의 후치코’처럼 여성 소비자층을 겨냥한 피규어가 흥행을 이끌며 3차 붐을 만들어냈다.

특히 코로나19 시기 빈 상가에 가챠 매장이 들어서며 4차 붐이 촉진됐고, 최근에는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기념품 대체재’로 인기를 얻으며 5차 붐이 본격화됐다. 일본 특유의 소형화 기술과 섬세한 디자인, SNS에 공유하기 쉬운 콘셉트 등이 결합되면서 단순 완구를 넘어선 ‘경험 소비 콘텐츠’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일본 가챠 산업은 저렴한 가격과 운반의 간편함, 고품질을 바탕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다. 잉여 공간을 활용한 ‘자투리 장사’에서 시작된 가챠는 이제 초경쟁 시장 속에서 감성과 디지털 콘텐츠를 결합한 ‘경험 소비’의 대표 사례로 자리 잡았다. 일본 내 소비 패턴 변화와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가챠 산업의 다음 진화가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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