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에서 컴퓨트까지… 미·일 60조 엔 동맹 투자, AI 인프라 주도권 겨냥

2025년 10월 28일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 4,000억달러(60조 엔·한화 약 565조 원) 규모의 공동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협력의 초점은 AI 시대의 ‘전력-컴퓨트 체인’을 완성하는 데 있다.

합의 내용의 핵심은 세 가지 축으로 정리된다. 첫째,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을 안정화하기 위한 원자력·가스·송배전 인프라 확충, 둘째, 전력을 효율적으로 서버까지 전달하고 냉각하기 위한 전력 반도체·초고압 직류송전(HVDC)·광섬유·냉각·패키징 기술 강화, 셋째, 그 과정에 필요한 리튬·니켈·흑연 등 핵심 광물의 탈중국화와 동맹 내 조달망 구축이다.

이같은 구상은 AI 확산으로 폭증한 전력·통신 수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의 에너지 안보 불안, 미·중 패권 경쟁 속 공급망 재편 요구, 그리고 미국의 IRA·CHIPS법과 일본의 정책·금융 지원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니라, 표준·조달·자금을 결합한 완결형 생태계를 누가 먼저 구축하느냐의 문제로 전장이 이동한 셈이다.

한국이 이 신호를 읽어야 하는 이유도 명확하다. 단품 납품을 넘어 시스템 통합자(System Integrator)로 올라서야 한다. 구체적 전략은 세 갈래다.
첫째, 데이터센터 전력 배선(DC 버스), 냉각(액침·하이브리드), 광통신 인터페이스(코히어런트) 등 세부 표준을 미·일과 맞춰 ‘동맹형 설계언어’를 공유해야 한다.
둘째, 전력·광섬유·SiC 웨이퍼 등 핵심 투입재의 장기 조달 계약을 확보해 가격과 물량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셋째, 현지화 비율을 계약에 명시해 미국·일본 내 최종 가공과 조립 비중을 높이고 정책보조·금융 접근성을 넓혀야 한다.

한국은 이미 HBM 메모리·전력전자·조선·중공업·배터리 등 글로벌 경쟁력이 높은 산업 조합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결합해 데이터센터 턴키 패키지와 SMR(소형모듈원자로)·해상변전소의 모듈형 EPC(설계·조달·시공) 모델을 제안한다면, 한·미·일 공조의 ‘공동 설계자’로 자리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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