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 플래시를 수직 적층해 성능과 용량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고대역폭플래시(HBF) 공정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기존 D램 기반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어, 낸드 중심의 차세대 메모리 생태계가 형성되는 흐름이다.
업계에 따르면 샌디스크는 HBF 시제품 생산을 위한 파일럿 라인 구축에 착수하고 소재·부품·장비 협력사들과 공급망 형성에 나섰다. 하반기 시제품 공개를 목표로 주요 설비 반입을 추진 중이며, 생산 거점으로는 일본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부 소부장 기업과는 이미 구매주문 협의가 진행된 상태로, 연내 파일럿 라인 가동과 내년 상용화가 예상된다. 업계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HBF 관련 장비·소재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HBF는 낸드 플래시를 적층해 대역폭과 저장 용량을 동시에 강화한 구조다. 고대역폭메모리이 속도 중심의 AI 연산용 메모리라면, HBF는 대용량 데이터 저장에 초점을 맞춘다.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유지되는 낸드 특성까지 더해지면서 AI 시대 신규 스토리지 솔루션으로 주목받는다.
공정 측면에서는 기존 HBM 생태계의 연장선에 있다는 평가다. 적층된 낸드 간 신호 전달에는 실리콘관통전극(TSV)이 활용되며, 칩 접합 공정 역시 기존 본딩 기술이 그대로 적용된다. 이에 따라 HBM 공정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소부장 기업들이 HBF 시장에서도 우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주요 메모리 기업들도 대응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샌디스크와 표준화 협력을 진행 중이며, 삼성전자는 독자 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시장 전망도 낙관적이다. 김정호 KAIST 교수는 HBF가 장기적으로 HBM 시장 규모를 넘어설 가능성을 제시하며, 차세대 AI 인프라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는 HBM에 이어 HBF까지 확산될 경우, 메모리 산업 전반에서 적층 기반 고성능·대용량 구조가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