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 사용 금지가 국내외 정부와 기업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일부 대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이미 외부 거대언어모델(LLM) 사용을 제한하고 자체 개발한 AI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 자체 개발 LLM ‘가우스’로 내부 AI 체제 구축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3년 말부터 자체 개발한 LLM ‘가우스’를 임직원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가우스는 중소형 언어모델(sLLM) 기반의 생성형 AI로, ▲콤팩트 ▲밸런스드 ▲슈프림 세 가지 모델로 구성됐다. 대표적인 적용 사례로는 사내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지원하는 ‘코드아이’가 있으며, 최근에는 ‘가우스2’로 업그레이드돼 활용 범위가 더욱 확대됐다.
특히 삼성은 내부에서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 등 외부 생성형 AI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는 2023년 3월 반도체(DS) 부문 직원들이 챗GPT에 소스코드와 회의 내용을 입력하면서 보안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같은 해 5월부터 회사 내부 기기를 통한 외부 생성형 AI 사용을 차단했다.
그러나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샘 알트먼 오픈AI CE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만난 이후 삼성 내부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사업비 730조 원 규모의 미국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오픈AI와 소프트뱅크가 참여하면서 삼성의 외부 AI 활용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DS 사업부에서 가우스와 함께 외부 AI를 제한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딥시크 금지령, 각국 정부와 기업들로 확산
현재 딥시크 사용을 금지한 곳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산업부, 외교부, 국방부 등 주요 정부 부처와 한국거래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권이 포함된다. 경찰청과 대부분의 증권사도 딥시크 접근을 차단했다. 이는 중국 AI가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기업 정보를 중국 정부에 유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의 국가정보법(2017년 제정), 사이버보안법, 데이터보안법(2021년 시행)에 따르면, 중국 내 운영하는 기업은 수집한 데이터를 정부가 요구할 경우 제공해야 한다. 이로 인해 해외에서는 딥시크를 두고 보안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미국 국방부, 호주, 일본, 대만, 텍사스주 등에서는 이미 딥시크 사용을 제한하고 있으며, 이탈리아는 아예 앱 마켓에서 차단했다.
국내 기업들의 대응… 자체 AI로 보안 강화
국내 주요 기업들도 딥시크 차단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은 딥시크 접속 차단을 결정했으며, 한화그룹은 사내 전산망과 업무용 PC에서 딥시크 사용을 막았다.
반면 삼성, LG, 현대차 등 자체 AI를 보유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응을 보이고 있다. LG AI 연구원은 ‘엑사원 3.5’를 기반으로 기업용 AI 에이전트 ‘챗엑사원’을 운영하며, 롯데그룹도 자체 생성형 AI 플랫폼 ‘아이멤버’를 활용해 보안을 강화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사내 AI 챗봇 ‘H챗’을 통해 내부 데이터를 보호하고 있다.
향후 전망
전문가들은 자체 LLM을 개발하지 않은 기업들이 이번 딥시크 사태로 인해 AI 보안 정책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딥시크의 보안 문제로 인해 정부 차원의 AI 가이드라인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기업들은 자체 LLM을 개발하거나, 보다 엄격한 보안 기준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