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첫 여성 총리로 사실상 유력시되는 다카이치 사나에는 ‘여자 아베’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그는 보수·우익 성향의 역사관과 강경한 안보 노선을 숨기지 않아, 한일 관계에 새로운 긴장 국면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가능성, 적극적 재정정책 ‘다카이치노믹스’ 예고는 일본 내부 정치·경제뿐 아니라 동북아 정세 전반에도 파장을 예고한다.
이재명 정부가 맞닥뜨릴 최대 과제는 ‘국내 여론과 외교 실리의 균형’이다. 일본 총리가 과거사 문제에서 도발적 행보를 보일 경우, 한국 내 반발 여론은 즉각 폭발할 수 있다. 정부가 이를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외교적 공간이 좁아지고, 반대로 지나치게 유화적이면 ‘굴종 외교’ 비판이 뒤따른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역사 문제에는 원칙, 안보·경제에는 실용’이라는 분리 전략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외교정책의 설득력은 국민에게 투명하게 설명하고 공감대를 얻는 과정에서 확보된다.
국제정치적으로도 치밀한 계산이 필요하다. 미국은 한미일 안보 공조를 강화하려 하고, 일본은 방위비 증액과 자위대 역할 확대를 추진할 것이다. 이때 한국은 단순한 협력 파트너가 아닌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축’임을 입증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질서 재편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해선 한국이 능동적으로 구상과 제안을 이끌어야 한다.
경제 측면에서도 대비가 요구된다. 다카이치노믹스가 엔저를 심화시킬 경우, 한국의 수출기업은 환율 리스크에 직면한다. 정부는 통화·무역 안정 대책을 서둘러야 하며, 반도체·배터리·AI 등 첨단산업 공급망에서는 일본과의 실용적 협력을 유지하는 냉정함이 필요하다.
결국 다카이치 시대는 한국 외교의 ‘이중 관리 능력’을 시험하는 무대다. 국민 정서를 존중하면서도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원칙, 국제 무대에서 실리를 챙기는 전략이 병행되지 않으면, 다시금 외교 냉각과 실익 손실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일본의 우경화는 도전이지만, 동시에 한국이 주도적 외교로 도약할 기회이기도 하다.
원칙과 실용, 여론과 국익을 함께 관리하는 균형감이 지금의 한국 외교에 가장 절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