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민당 압승에 韓 외환시장 긴장…원·달러 환율 추가 상승 압력

일본 자유민주당이 중의원 총선에서 사상 최대 의석을 확보하며 압승하자 한국 외환시장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정치 지형이 급격히 우경화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엔화 약세 압력이 커질 경우, 엔화와 동조성이 높아진 원화 역시 추가 약세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NHK 개표 방송에 따르면 자민당은 9일 오전 기준 전체 중의원 465석 가운데 311석을 확보했다. 단일 정당이 중의원에서 3분의 2를 넘긴 것은 전후 처음이다. 연정 파트너인 일본유신회가 31석을 더하면서 여권 전체 의석은 340석을 웃돌았다.

이번 결과로 자민당은 2024년 총선에서 잃었던 단독 과반을 1년여 만에 회복했고, 개헌 발의선도 넘기며 강력한 정권 기반을 구축했다. 시장에서는 일본 정치·경제 전반이 다카이치 사나에 1강 체제로 재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확장 재정과 금융 완화를 전면에 내세운 정책 기조가 힘을 얻으면서 이른바 ‘다카이치 트레이드’가 재점화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주가는 상승하고 국채 가격과 엔화 가치는 하락하는 흐름이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조기 총선 방침이 전해진 직후 일본 증시는 급등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재정에 대한 우려는 채권시장에서 먼저 반영되고 있다. 일본의 장기 국채 금리는 최근 수십 년 만의 고점 수준으로 상승했다. 2026회계연도 예산안은 사상 최대 규모로 편성됐고, 방위비 증액과 반도체·인공지능 등 전략 산업 투자가 포함돼 있다. 총선 압승으로 예산안의 국회 통과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엔화 약세를 용인하는 발언도 외환시장의 경계심을 키운다. 선거 과정에서 엔저의 수출 경쟁력 효과를 강조한 데 이어 소비세 인하 공약까지 제시되면서 재정 부담 확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근 엔·달러 환율은 다시 달러당 157엔을 상회했고, 160엔 접근 시 일본 당국의 환율 개입 가능성도 시장 변수로 부상했다.

문제는 엔화 변동성이 한국 외환시장으로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나 위안화보다 엔화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흐름을 보인다. 2022년 이후 원·달러 환율과 달러·엔 환율의 상관계수는 0.8을 넘어서며, 엔화 움직임에 원화가 동조하는 구조가 굳어졌다는 평가다.

과거 원화와 엔화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던 흐름과 달리, 금리와 자본 이동이 환율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두 통화가 동시에 반응하는 금융 통화 성격이 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과 일본의 대미 투자 확대, 미국 금리와 통상 정책에 대한 동시 노출도 동조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자민당이 개헌 발의선을 넘어서면서 일본의 개헌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변수로 부상했다. 단기간 내 개헌 성사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일본의 우경화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한·일 관계와 금융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댓글 남기기

요코하마 한국기업인연합회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