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자동차와 차량 호출 플랫폼 우버, 영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웨이브가 도쿄에서 로보택시 도입을 위한 3자 협력에 나선다. 세 회사는 2026년 말 일본 수도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하며 글로벌 자율주행 모빌리티 경쟁에 본격 합류한다.
12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닛산·우버·웨이브는 로보택시 공동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서비스는 닛산 전기차 리프를 기반으로 하며 차량에는 웨이브의 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이 탑재된다. 이용자는 우버 플랫폼을 통해 차량을 호출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닛산 최고경영자 이반 에스피노사는 각 기업의 역량 결합을 강조했다. 차량 제조 역량을 가진 닛산, 글로벌 호출 플랫폼을 운영하는 우버, 인공지능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웨이브가 협력해 단독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핵심은 웨이브의 엔드투엔드 인공지능 자율주행 기술이다. 차량 카메라로 수집된 영상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실시간 분석해 인지와 판단을 동시에 수행하는 방식으로, 고정된 고정밀 지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다양한 도시 환경에서 학습 기반으로 주행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닛산과 웨이브는 이미 2025년 대중형 차량을 위한 인공지능 운전자 보조 시스템 개발에도 합의한 상태다. 로보택시 프로젝트는 이 협력을 실제 모빌리티 서비스로 확장하는 첫 사례다.
우버에게도 일본 첫 자율주행 협력 프로젝트라는 의미가 있다. 일본에서는 규제 때문에 일반 개인 운전자가 아닌 면허를 보유한 택시회사 중심으로 차량 호출 서비스가 운영된다. 우버는 현재 일본에서 1000개 이상 택시회사와 협력하고 있으며 로보택시 운영에서도 기존 택시 사업자들과 협력 구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도쿄는 이미 글로벌 자율주행 기업들의 경쟁 무대가 되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는 일본 택시 호출 앱 GO와 협력해 도쿄에서 시험 주행을 진행 중이다. 중국 기술기업 바이두 역시 아폴로 고 로보택시 서비스를 기반으로 일본 시장 진입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 성장 전망도 가파르다.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로보택시 시장은 2034년 약 189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며 연평균 성장률은 52%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S&P 글로벌 모빌리티 애널리스트 마사노리 마츠바라는 자율주행 논의가 기술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 사업은 수익성과 공공 인프라 역할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전성과 비용 구조를 모두 확보해야 대중교통 수준의 서비스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닛산·우버·웨이브 동맹은 완성차 업체와 인공지능 자율주행 스타트업, 모빌리티 플랫폼이 결합한 새로운 로보택시 모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 자동차 업계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로보택시 생태계 구축에 나서는 가운데 현대차 역시 자율주행 기술 기업과 플랫폼 기업과의 협력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기업이 단독으로 자율주행 서비스를 구축하기보다 기술 스타트업과 모빌리티 플랫폼과의 협력 구조를 만드는 것이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는 현실적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도쿄에서 시작되는 로보택시 경쟁은 향후 북미와 유럽 등 대형 모빌리티 시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닛산 역시 이번 협력 모델을 해외 시장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