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되찾았지만…경찰도 털린 비트코인, 부실 관리 도마

피싱으로 탈취됐던 비트코인을 검찰이 전량 회수했지만, 수사기관 전반의 가상자산 압수물 관리 체계가 부실 관리 논란에 휩싸였다. 검찰에 이어 경찰에서도 압수 가상자산 유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제도 전반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방검찰청은 지난 17일 피싱으로 탈취됐던 비트코인 320.88개를 전량 회수했다. 해당 코인은 현재 거래소에 보관 중이며, 추가 유출을 막기 위해 동결 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문제가 된 코인은 지난해 8월 압수물 인수인계 과정에서 발생했다. 수사관이 정상 사이트와 외형이 동일한 피싱 사이트에 접속하면서 자산이 외부로 이체됐다. 이후 정기 점검에서도 USB 형태의 콜드월렛 실물만 확인했을 뿐, 내부 잔액을 점검하지 않아 수개월간 분실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물리적 장치는 그대로였지만 실제 자산은 이미 빠져나간 상태였다.

검찰은 최종 이체 지갑을 특정한 뒤 국내외 거래소에 신규 거래 발생 시 자동 통보 체계를 구축했고, 피싱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수사를 병행해 결국 전량을 되찾았다. 다만 탈취범이 약 6개월간 코인을 처분하지 않은 채 보유하다 반환한 경위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문제는 유사 사고가 검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강남경찰서에서도 압수 가상자산이 외부로 유출된 사실이 확인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강남경찰서는 2021년 11월 범죄와 관련해 임의 제출받은 비트코인 22개가 외부로 빠져나간 사실을 최근에야 파악했다. 해당 물량은 현 시세 기준 약 21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가상자산 범죄 증가와 함께 압수 규모도 급증하고 있지만, 관리 체계는 여전히 각 기관 내부 규정에 의존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거래소나 전문 수탁기관에 위탁 보관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지만 비용 부담과 책임 소재 문제로 제도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가상자산은 현금이나 귀금속과 달리 실물이 존재하지 않아 기존의 물리적 보관 중심 관리 방식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접근 권한 통제, 실시간 잔액 점검, 복수 승인 체계 등 전자적 관리 시스템을 제도화하지 않으면 유사 사고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사기관 금고 속 보이지 않는 증거물이 신뢰의 시험대에 올랐다. 체계적 관리 장치 마련 여부가 수사 당국에 대한 공적 신뢰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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