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 고조에 금융시장 출렁…환율 1,510원 돌파·코스피 급락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불거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23일 장 초반부터 급격한 변동성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10원을 넘어섰고, 코스피는 5,500선 아래로 밀렸다. 채권 금리는 상승하고 가상자산은 약세를 이어가는 등 전반적인 위험회피 흐름이 뚜렷해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5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9.8원 오른 1,510.4원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1,511.8원까지 치솟으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이번 시장 불안은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 격화에서 비롯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압박하며 군사 대응 가능성을 시사하자, 이란 역시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충돌 우려가 커졌다.

증시는 급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장중 5% 넘게 하락하며 5,400선까지 밀렸고, 코스닥 역시 4% 이상 떨어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일제히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약 1조4천억원 규모 순매도를 기록하며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 투자자는 2조원 이상 순매수로 대응했지만 낙폭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상승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5%대, 10년물 금리는 3.8%대를 각각 기록했다. 한국은행 차기 총재 후보자의 긴축 성향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채권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험자산 전반의 약세도 이어졌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동반 하락하며 투자심리 위축을 반영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중동 정세와 미국 통화정책 방향이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지 않을 경우 환율 상승과 증시 조정 압력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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