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체들이 미국발(發) 관세와 규제 강화에 대응해 공급망 재편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일본의 경기 부양 정책이 K-패션 업계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중국 정부는 외국계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포함한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며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일본 역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상회하고, 금리 인상 기대감 속에서 엔화 강세가 지속되며 한국 패션업체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장 회복 기대감…K-패션 반등 기회
중국 국무원 판공청은 최근 외국계 기업 투자 유치와 규제 완화를 주요 내용으로 한 ‘2025년 외자 안정 행동 방안’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5월 한한령이 해제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중국 내 사업을 확대해온 K-패션 업체들의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 내수 시장 둔화로 어려움을 겪던 패션업체들은 경기 회복 조짐에 맞춰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이랜드차이나는 30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며 연 매출 1조 원대를 기록하고 있으나, 최근 내수 부진으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중국 내수 시장이 아직 어려운 상황이지만,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어 ‘이노베이션 밸리’를 중심으로 실적 반등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스포츠·아웃도어 시장을 공략하는 기업들도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F&F의 MLB 브랜드(매출 1조 원대)와 코오롱FnC(코오롱스포츠차이나, 7500억 원대 매출)는 중국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코오롱FnC는 “지포어 본사와 중국 및 일본 마스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봄·여름(SS) 시즌부터 5년간 중국 내 30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레깅스 시장을 선도한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젝시믹스는 창춘, 톈진 등 총 10개 매장에서 올해 50개 이상으로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젝시믹스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스포츠 산업을 5조 위안 규모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스포츠웨어 수요 증가에 따라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본, 엔화 강세와 K-콘텐츠 인기…패션업체들 진출 박차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일본으로의 공급망 전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일본 경제 회복 기대와 함께 엔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K-패션 기업들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100엔당 원화 환율은 964.47원으로, 엔화 강세 흐름이 뚜렷하다. 여기에 일본 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으로 소비 여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더해진다.
K-패션 브랜드들은 일본 내 K-콘텐츠 인기를 바탕으로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무신사 재팬’을 설립하고, 일본 대형 유통사와 협업해 현지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중이다. 또한 일본 최대 온라인 패션 플랫폼 조조(ZOZO)와 파트너십을 맺어 국내 브랜드의 일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