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용적 이양제’ 도입… 재산권 침해 완화 기대

서울시가 올 하반기부터 ‘용적 이양제’를 도입한다. 고도 제한 등 규제로 인해 사용하지 못한 용적률을 사고팔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로, 국내에서는 처음 시행된다. 서울시는 관련 조례를 상반기 내에 제정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규제로 묶인 용적률, 거래 가능해진다

용적 이양제는 법정 용적률을 다 활용하지 못하는 지역의 남은 용적률을 다른 재개발·재건축 단지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법정 용적률이 1000%인 지역이 문화재 보호로 인해 400%밖에 사용하지 못하면, 나머지 600%를 다른 지역에 팔 수 있다. 이를 통해 용적률을 매도하는 지역은 재산권 침해를 줄이고, 매수하는 지역은 추가 용적률을 확보해 사업성을 높일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풍납토성 인근, 김포공항 주변, 경복궁 및 덕수궁 인근 등 높이 규제나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인해 개발이 제한된 지역이 용적 이양제의 주요 적용 대상이다. 현재 서울에서 이러한 규제를 받는 지역은 총 152만㎡에 달한다.

뉴욕·도쿄에서는 이미 활성화

용적 이양제는 해외 주요 도시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는 그랜드센트럴터미널이 보유한 용적률을 인근 ‘원 밴더빌트’ 빌딩이 매입해 93층(용적률 3000%)으로 개발했다. 일본 도쿄에서도 도쿄역이 남은 용적률을 판매해 신마루노우치 빌딩(38층), 그랑도쿄(43층) 등의 고층 개발이 가능했다.

서울시는 이와 유사한 방식을 적용하되, 거래 가능 지역과 용적률의 상한선 등을 정해 무분별한 거래를 방지할 방침이다. 용적률 거래는 가까운 지역 내에서만 가능하도록 제한할 계획이다.

선도 사업지부터 시범 운영

서울시는 제도 시행 초기에는 선도 사업지를 선정해 시범 운영을 진행할 계획이다. 풍납토성, 북촌 한옥마을, 경복궁 인근 등이 거론된다. 기존 건물도 남은 용적률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해, 리모델링 비용 조달에도 활용할 방침이다.

오는 25일 서울시는 ‘서울형 용적 이양제’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고 관련 논의를 진행한다. 전문가들은 이 제도가 서울 도심 내 재개발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차이, 일부 지역의 지가 상승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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