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살아있는 전설의 끝없는 도전

한국 여자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신지애(37)가 또 하나의 신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바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생애 통산 상금왕 등극이다.

JLPGA 개막전서 생애상금왕 확정적

2025시즌 JLPGA 개막전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총상금 1억2000만엔)에 출전한 신지애는 8일 3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3언더파 213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일본 투어에서 13억7202만3405엔의 상금을 획득한 그는 생애 통산 상금 1위 후도 유리(13억7262만382엔)와 단 59만6978엔(약 585만원) 차이로 바짝 따라붙었다. 이번 대회에서 후도가 컷 탈락하고 신지애는 본선 진출에 성공하면서 그의 생애 통산상금 1위 등극은 사실상 확정됐다.

개인 통산 66승(아마추어 1승 포함)을 보유한 신지애는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67승째를 기록하게 된다.

끝나지 않은 ‘신지애 신화’

신지애는 한국 여자골프의 황금기를 이끈 주역이다. 1988년생인 그는 박인비, 최나연, 이보미 등과 함께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며 수많은 기록을 세웠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최다승(20승·구옥희와 공동 1위), 단일 시즌 최다승(2007년 9승) 등의 기록도 그의 몫이다.

세계 무대에서도 새로운 역사를 썼다. 한국 선수 최초로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상금왕을 차지한 것도 신지애가 처음이다. 개인 통산 66승은 한국 남녀 골프를 통틀어도 유례없는 대기록이다.

지난해 AIG여자오픈에서 준우승하며 건재함을 과시한 그는 12월 호주여자오픈 우승으로 프로 통산 65승을 기록했다. 올해도 호주와 대만에서 몸을 풀며 또 다른 전성기를 준비 중이다.

프로 데뷔 20년 차를 맞은 신지애는 “처음엔 20년을 이렇게 활동할 줄 몰랐다. 하지만 열심히 하다 보니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고 말했다. 여전히 경기를 앞두면 “오늘은 어떤 플레이를 펼칠까” 설렌다고 한다.

“흑역사는 없다, 모두 신지애의 역사일 뿐”

신지애는 늘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20년 넘게 정상의 자리를 지켜왔다. 그는 “가족과 라운드를 할 때도, 연습장에서 몸을 풀 때도 골프채를 잡으면 단 한 번도 허투루 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교통사고로 잃고 동생들도 오랫동안 병원 신세를 졌던 신지애는 “시간은 단 1분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절절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 경험이 ‘한 샷, 한 샷에 모든 것을 담겠다’는 그의 철학을 만들었다.

그에게도 실패는 있었다. 지난해 파리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했지만 결국 티켓을 따내지 못했고, JLPGA 생애상금왕 자리도 59만6977엔 차이로 놓쳤다. 하지만 신지애는 후회하지 않는다.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가 없다. 나에게 흑역사는 없다. 내가 걸어온 길은 그저 ‘신지애의 역사’일 뿐”이라고 말했다.

“신지애의 골프는 현재 진행형”

신지애는 후배들에게 ‘온-오프(on-off)’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지난해 가을, 슬럼프를 겪던 고진영(30)이 일본 도쿄에서 신지애와 함께 사흘을 보냈다. 당시 신지애는 “경기와 연습이 끝나면 모든 생각을 내려놓고 완전히 쉬어야 한다. 그래야 ‘온’ 모드에서 더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잘 쉬는 것보다 ‘온’에서 얼마나 전력을 다했느냐”라며 “최선을 다하면 후회가 남지 않는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더 잘 쉴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 국가 대항전 퀸즈컵에서 한국팀이 초반 부진했을 때, 신지애는 후배들에게 “이긴 사람만 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후배들은 다음날 전원 승리를 거뒀고, 결과적으로 아무도 쉬지 않았다. 신지애다운 리더십이 빛난 순간이었다.

“신지애처럼, 신지애답게”

신지애는 다시 ‘온’ 모드로 전환했다. 9일 JLPGA 생애 통산 상금 1위를 확정하면 그는 한국·미국·일본 3개 투어의 상금왕을 휩쓴 최초의 선수가 된다. 또한 일본 여자오픈 우승을 추가하면 일본 첫 그랜드슬래머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개인 통산 70승을 향한 여정도 계속된다.

올해부터 두산건설이 그의 서브 스폰서로 합류하며 2014년 이후 11년 만에 한국 기업의 후원을 받게 됐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신지애가 한국 골프에서 갖는 의미를 고려해 후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지애는 “내 골프는 현재진행형”이라며 “은퇴는 전혀 고민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의 도전은 앞으로도 ‘신지애답게’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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