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미일 관세협상 타결 시점을 당초 목표였던 6월에서 7월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여론 악화가 두드러지고 있어 서둘러 타결을 강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지난 1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일 2차 장관급 관세협상 직후 정부 관계자들에게 “서둘러 합의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당초 이시바 정부는 6월 중순 캐나다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전까지 협상을 조기에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의 협상 성과를 G7에서 강조하고 싶어한다는 분석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 내에서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면서 일본 정부 내부에서도 협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또한 오는 7월 20일 예정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협상 타결을 정치적 성과로 내세우거나, 협상이 지연될 경우 이를 정치 이슈화하는 전략도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후지TV와의 인터뷰에서 관세협상과 관련해 “자동차 산업을 위해 농업을 희생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쌀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산 쌀 생산량을 늘릴 수 없다면 수입 확대도 하나의 선택지”라고 여지를 남겼다.
미국이 최근 영국과 자동차 관세를 연간 10만대까지 25%에서 10%로 인하하는 데 합의한 사례에 대해서도 이시바 총리는 “영국과 일본의 상황이 다르며 일본은 무역흑자국이자 미국에 대한 최대 투자국이다”라고 강조하면서, 자동차 관세의 완전 철폐를 요구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이 지난 1일부터 항공기 및 부품 분야로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한 조사를 확대하면서 일본 항공산업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특히 일본 기업들이 보잉사와 밀접하게 협력 중인 점을 감안하면 관련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기업들이 생산을 담당한 보잉 787 기종의 경우, 일본의 생산분담률은 약 35%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