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정당 약진에 흔들리는 일본 정치, 다극화 속 한국의 외교 전략 모색

2025년 7월 치러진 제27회 일본 참의원 통상선거에서 참정당(参政党)이 비례대표에서 6.0%를 획득하며 15석을 차지, 제4야당으로 부상했다. 중의원에서도 3석을 확보한 참정당은 아직 원내 소수 세력이지만, 전국 정당으로서의 기반을 갖춰가며 일본 정치의 구조적 변화를 상징하고 있다.

참정당은 코로나19 이후 팽배한 정부와 기성 언론, 글로벌 자본에 대한 불신을 바탕으로 등장한 ‘탈중앙화 포퓰리즘’ 정당이다. 유기농, 전통문화 회복, 식량 자급자족, 반세계화, 일본 우선주의를 혼합한 정책은 경제민족주의와 문화보수주의를 동시에 지향한다. 특히 QAnon식 음모론과 반백신 주장, GHQ 헌법 폐지론 등을 앞세우며 정치의 극단화, 탈이성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자민당과 입헌민주당 중심의 전통적 양당 체제가 무너지고 일본 정치가 다극화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일본유신회가 도시 중산층을, 참정당이 농촌과 보수적 유권자를 흡수하며 정치의 수평적 재편이 진행 중이다. 외국인 노동자 수용 문제, 헌법 개정, 핵무장, 미일동맹 재정비 같은 이슈는 기존 정당 구분보다 강력한 정치적 균열을 야기하고 있다.

참정당의 주요 정치적 전략은 극단적 담론을 통해 자민당 우경화를 견인하는 것이다. ‘주일미군 철수’나 ‘GHQ 헌법 철폐’와 같은 주장은 실현 가능성보다는 여론의 이념적 극단화를 유도해 보수 진영 내부의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외교에 위협만은 아니다. 참정당은 명시적 혐한 노선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역사 수정주의적 언동과 강한 주권 담론은 한일관계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일본 내 정당들의 다층적 스펙트럼을 활용해 복수의 협상 채널을 마련한다면 외교적 지렛대로 전환할 여지도 있다. 자민당뿐 아니라 일본유신회, 참정당과도 경제안보, 공급망, 반중 연대 등 전략적 현안에서 입체적 접근이 가능하다.

한일관계는 정권 교체에 민감하게 흔들려왔다. 그러나 일본 정치의 구조 변화에 맞춰 실리 중심의 중장기 외교 전략을 수립한다면, 지속 가능성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역사 문제 역시 감정적 대립의 틀에서 벗어나 국제안보와 경제 전략의 일부로 재정의하고, 기술·에너지·공급망 협력과 연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

참정당의 성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민심의 새로운 흐름과 정치 지형의 재편을 가늠하는 ‘정치적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은 일본의 보수 강경파, 중산층 개혁파, 새로운 포퓰리즘 세력 간 미묘한 균형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외교·경제·안보 분야에서 보다 능동적인 역할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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