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이 전 세계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한국적 정서를 바탕으로 한 차별화된 콘텐츠 전략을 선보였다. 작품은 케이팝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음악의 감동이 악령을 물리친다는 설정을 내세웠다. 단순히 전통 의상이나 국악 요소를 덧입히는 수준을 넘어, 이야기의 출발부터 한국인의 감정 언어와 공동체 정서를 녹여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성태 꾸꿈아트센터 대표는 이 작품을 글로벌 흥행을 위한 실험이 아니라 전통과 현대, 향토성과 세계성을 한 데 묶는 문화 전략의 신호탄으로 평가했다. 팬덤은 단순 소비자가 아닌 세계관에 참여하고 공존하며 공감하는 창조적 공동체로 진화하길 원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인기와 화려함만으로 미래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지속 가능한 K-컬처는 외형보다 정체성과 철학에서 출발해야 하며, 기술과 자본은 이를 뒷받침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결국 ‘한국다움’을 어떻게 해석하고 전할지가 관건이다. 이는 전통문화의 보이지 않는 결—관계 맺는 방식, 공동체 의식, 향토성—을 세계에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이러한 방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K-컬처가 세대를 넘어 생존하고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표면이 아닌 뿌리에서 출발한 이야기의 힘이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