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못 받던 환자들, AI로 돌파구 찾는다… 기대와 위험 공존”

만성질환자들이 병원 대신 인공지능(AI) 챗봇에 의존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복잡한 증상에도 명확한 진단을 받지 못한 환자들이 스스로 해답을 찾기 위한 수단으로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유력지 뉴욕타임스는 최근 보도를 통해, 지난해 가을 이후 의료용으로 AI 챗봇을 사용하는 환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이 같은 흐름이 뚜렷해졌다고 전했다. 특히 여러 진료과를 전전하면서도 병명을 특정하지 못한 환자들, 그중에서도 여성 환자들의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한 70대 여성은 심한 기침과 호흡곤란으로 여러 전문의를 찾았지만 원인을 찾지 못했다. 이후 AI 챗봇 Claude와 장시간 대화를 통해 ‘롱 코비드’에 따른 자율신경 이상 가능성을 인지했고, 이를 토대로 진료를 받아 증상을 관리 가능한 수준까지 개선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물리치료사가 AI 챗봇 ChatGPT와 수만 단어에 달하는 상담을 진행한 끝에 ‘골반 정체 증후군’ 가능성을 찾아내고 수술을 통해 만성 통증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이처럼 AI가 진단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지만, 모든 결과가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일부 환자들은 잘못된 조언으로 상태가 악화될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실제로 만성피로증후군 환자에게 금기시되는 규칙적 운동을 권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연구를 근거로 제시하는 등 ‘환각’ 현상도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럼에도 환자들이 AI에 기대는 배경에는 기존 의료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자리한다. 증상이 여러 영역에 걸쳐 나타나는 질환의 경우, 전문의들이 각자의 분야에 집중한 나머지 전체적인 병인을 파악하지 못하는 ‘사일로 현상’이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AI 활용이 일정 부분 보조적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의료 판단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성공 사례 대부분이 높은 정보 판별 능력을 가진 사용자들에게서 나왔다는 점에서, 일반 환자의 무분별한 활용은 오히려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AI가 의료 사각지대를 보완할 도구로 떠오르는 동시에, 잘못된 정보 확산이라는 새로운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제도적·의학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댓글 남기기

요코하마 한국기업인연합회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