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EREV로 전환 가속…현대차 2027년 SUV 출시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다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를 주목하고 있다. EREV는 배터리 충전이 부족할 때 소형 가솔린 엔진이 발전기를 구동해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전기 모터 구동이라는 전기차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장거리 주행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27년 출시할 EREV 모델의 구체적인 목표를 공개했다. 현대차는 싼타페급 SUV에 EREV 시스템을 탑재해 기존 전기차 대비 배터리 용량을 절반으로 줄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도 최대 600마일(약 97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구현할 계획이다. 이는 현재 현대차 전기차 평균 주행거리(500km 내외)의 두 배에 달한다.

현대차는 배터리 원가 비중을 낮춰 수익성을 높이고, 전기차 보조금 축소 추세 속에서 소비자 선택지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SUV를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EREV에 대한 관심은 현대차에 국한되지 않는다. 스웨덴 볼보는 미국 시장을 겨냥한 EREV를 ‘2세대 하이브리드’로 규정하고 개발 중이며, 독일 폭스바겐그룹은 2027년 SUV와 픽업트럭에, 스텔란티스는 내년부터 픽업트럭에 EREV를 도입한다.

이 기술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2010년 GM이 소형차 ‘볼트’에 처음 적용했지만 당시에는 시장 반응이 미미했다. 그러나 2019년부터 중국 리오토(Li Auto)가 EREV를 본격적으로 상용화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리오토의 준대형 SUV L7은 총주행거리 1287km를 구현해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중국 샤오미도 대형 SUV에 EREV를 적용 중이다.

EREV 확산은 전기차 전환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요 완성차 기업들은 전기차 생산 계획을 축소하거나 일부 모델의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독일 내 전기차 공장 두 곳의 가동을 10월부터 일시 중단했고, 미국 테네시주 공장에서도 ID.4 생산을 멈출 예정이다. 일본 닛산은 전기 SUV ‘아리야’를 2026년형부터 미국에서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순수 전기차는 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고가 배터리에 의존도가 높다”며 “EREV는 배터리 용량을 절반으로 줄여도 장거리 주행이 가능해 비용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EREV가 중요한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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