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인수 가능성을 사실상 부인했다. 최근 블룸버그의 미디어 전문 뉴스레터 ‘스크린타임’ 인터뷰에서 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CEO는 “대형 미디어 합병이 좋은 성과를 낸 사례는 거의 없다”며 “현재로선 인수합병에 큰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최근 월가 일각에서 제기된 ‘넷플릭스의 워너브라더스 인수 가능성’에 선을 긋는 의미로 해석된다.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는 영화·드라마 등 방대한 콘텐츠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순부채 규모가 355억 달러에 달하며, 시가총액은 450억~460억 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대규모 부채 구조 속에서 인수 이후 통합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오히려 워너 인수 후보로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 연합이 거론된다. 파라마운트를 인수한 스카이댄스는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 가문의 자본력이 뒷받침돼 있으며, 일부에서는 워너의 주요 주주 지분을 확보하는 ‘적대적 인수’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그러나 워너 CEO 데이비드 자슬라브가 강력히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인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워너 인수 여부가 향후 미국 미디어 지형을 재편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만약 엘리슨 자본이 워너를 흡수하게 된다면, 스트리밍 시장은 넷플릭스-디즈니-파라마운트+워너의 3강 체제로 재편된다. 이는 넷플릭스와 같은 순수 스트리밍 플랫폼, 전통 미디어를 성공적으로 디지털화한 디즈니, 그리고 미디어 제국을 새로 세우려는 테크 자본의 3축 구도를 의미한다.
현재로선 넷플릭스가 그 경쟁에 직접 뛰어들 이유는 없다. 자체 콘텐츠 제작과 글로벌 플랫폼 확장에 집중하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고, 워너 인수는 리스크가 과도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가 실제로 워너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글로벌 미디어 판도는 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워너브라더스의 향후 행보는 단순한 기업 거래를 넘어, ‘스트리밍 이후의 미디어 질서’가 어떻게 재편될지를 가늠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