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트렌드에 민감한 40대’를 뜻하던 ‘영포티(Young Forty)’는 이제 조롱과 멸시의 대상이 됐다. 202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자기관리와 소비 감각이 뛰어난 세대를 가리키던 말이, 2030세대의 온라인 문화 속에서는 “나이에 맞지 않게 젊은 척하는 중년 남성”을 비하하는 멸칭으로 변했다.
2030세대가 말하는 ‘영포티’는 단순한 패션 문제가 아니다. 스투시, 우영미, 슈프림 같은 브랜드를 착용한 40대 남성들을 두고 “젊음을 돈으로 사려 한다”거나 “과하게 입은 꼰대”라는 인식이 퍼졌다. 이들은 SNS에서 유행하는 젊은 문화에 과도하게 편승하거나, 회사 내에서 “요즘 문화를 안다”며 젊은 직원들에게 공감을 강요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이 같은 조롱의 배경에는 세대 간 감정의 골이 있다. 곽주열 작가(『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살아남기』 저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반응이 빠른 ‘타격감 있는’ 세대를 향한 조롱이 활발하다”며 “40대는 디지털 커뮤니티 초창기부터 활동했던 세대라 2030이 공격하면 바로 반응한다”고 분석했다.
2030세대가 영포티를 겨냥하는 이유는 경제·사회 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청년층의 상당수는 부동산 가격 급등과 불안정한 고용, 계급 고착화 속에서 “부모 찬스 없는 인생은 패배”라는 현실에 놓여 있다. 곽 작가는 “약자가 약자를 공격하는 구조”라며 “40대는 기득권이라기보다 ‘자신이 약자인 줄 모르는 찐따’로 인식되기 때문에 공격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청년들은 현실 속에서 만난 ‘영포티형’ 인물의 언행을 통해 이 용어를 체감한다고 말한다. 젊은 직원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라떼는 말이야’ 식으로 과거 경험을 강요하는 상사, 혹은 20대 여성에게만 친근하게 대하려는 중년 남성의 모습이 그 대표적 사례다.
결국 ‘영포티’는 단순히 40대를 비웃는 유행어가 아니라, 세대 간 단절과 불평등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2030이 원하는 ‘이상적인 40대’는 젊은 척하는 중년이 아니라, ‘어른다운 품격과 책임’을 지닌 세대다. 이우창 방송통신대 교수는 “영포티 담론은 단순한 세대 혐오가 아니라 ‘어떤 어른이 필요한가’에 대한 사회적 질문”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