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못 버틴다” 영끌족 백기…경매시장 ‘역대급 불장’ 경고

지난해 전국 부동산 경매시장이 사상 최대 규모로 커졌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 부담, 전세 사기 여파가 겹치면서 이른바 영끌족 매물이 쏟아졌고, 저가 매입을 노린 투자 수요까지 유입되며 경매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였다.

대법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경매 진행 건수는 28만428건으로, 전년 22만4513건보다 24.9% 늘었다. 이는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낙찰금액은 17조4176억원으로, 2002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각 건수는 2만4439건에 달했다.

경매시장 확대의 핵심 배경은 영끌 대출로 주택을 매입한 차주들의 상환 부담이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2021~2022년 담보대출을 받아 주택을 매입한 차주들이 금리 상승 국면에서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경매로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서울에서 임의경매로 소유권이 바뀐 아파트, 연립, 다세대 등 집합건물은 지난해 2579건으로, 2017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많았다. 수도권 전체로 보면 1만2235건으로 2015년 이후 최다다. 임의경매는 채권자가 담보권을 근거로 별도 재판 없이 바로 경매를 신청하는 절차다.

금리 부담도 가파르게 커졌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는 2021년 1월 연 0.86%에서 2022년 12월 4.29%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도 2.81%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초저금리 시기인 2020년 11월부터 2021년 12월 사이 취급된 5년 고정형 주담대 규모는 5대 시중은행 기준 24조2759억원에 달한다. 이들 대출이 금리 재산정 시기에 접어들면서 부담이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

자영업자 부실도 경매 증가의 또 다른 요인이다. 아파트를 담보로 사업자금을 대출받은 뒤 경기 침체로 상환에 실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취약 자영업자 차주는 약 41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9000명 증가했다.

강제경매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강제경매 신청은 4만2319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4% 증가했다. 강제경매는 담보가 없는 채무를 변제받기 위해 채권자가 신청하는 절차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나 개인 채권자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남부지방법원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경매 신청이 집중됐다. 서울남부지법 관할인 양천·강서·구로구 등은 전세 사기 여파가 컸던 지역으로, 빌라 경매 물건이 급증했다. 서울중앙지법 관할인 강남·서초·동작구 등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도 경매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경매 신청은 11월 기준 이미 10만9921건에 달했다. 12월 물량까지 합치면 12만 건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최다였던 2024년 기록을 넘어서는 수치다. 경매 신청 후 첫 입찰까지 통상 6~7개월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경매시장에 대규모 물량이 본격적으로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금리 재산정 시기 도래와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올해 경매시장 규모가 다시 한 번 사상 최대를 경신할 수 있다고 본다. 영끌족과 자영업자 부실이 동시에 터져 나오면서, 경매시장이 부동산 시장의 최대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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