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한국 부동산 시장 구조 어떻게 다른가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부동산 시장의 구조와 가격 흐름, 정책 방향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저금리와 고령화, 인구 감소라는 공통 변수 속에서도 시장 반응은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먼저 가격 흐름이다. 한국은 2020~2021년 초저금리와 유동성 확대 속에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다가 2022년 금리 인상 국면에서 조정을 거쳤다. 2023년 이후 일부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반등 조짐을 보이며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반면 일본은 1990년대 초 버블 붕괴 이후 장기 침체를 겪은 뒤, 최근에는 도쿄 도심 재개발과 엔저 영향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전국적으로는 인구 감소 영향으로 지방 주택 가격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제도적 구조도 다르다. 한국은 아파트 중심의 고밀도 주거 형태가 일반적이며, 전세 제도라는 독특한 임대차 구조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세 보증금을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 관행은 가격 상승기에 매수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반면 일본은 월세 중심의 임대차 구조가 정착돼 있고, 전세와 유사한 고액 보증금 제도는 없다. 임대주택 공급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뤄지면서 전월세 가격 변동폭도 한국보다 낮은 편이다.

주택 공급 방식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한국은 정부 주도의 대규모 택지 개발과 신도시 조성이 반복적으로 이뤄져 왔다. 공공택지 분양, 청약 제도, 분양가 상한제 등 정책 수단이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면 일본은 민간 중심 개발이 일반적이며, 재건축·재개발 절차도 한국보다 비교적 유연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일본은 건물 가치가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감가되는 구조가 정착돼 있어 토지 가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

금융 환경도 대비된다. 한국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가 시장 상황에 따라 강화·완화되며 수요를 조절한다. 일본은 장기간 저금리 정책을 유지해왔고,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발달해 있다. 그 결과 가계부채 구조와 상환 부담 양상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인구 구조 역시 핵심 변수다. 한국은 저출산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지만 수도권 인구 집중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 및 수도권 핵심지 수요는 견조한 반면, 지방 중소도시는 미분양과 가격 정체 문제가 반복된다. 일본은 전체 인구가 이미 감소 국면에 들어섰고, 지방 소멸 문제가 현실화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빈집이 급증하며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투자 관점에서도 인식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는 부동산이 주요 자산 증식 수단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자가 보유 비율과 함께 다주택 투자 문화도 오랜 기간 형성돼 왔다. 일본은 버블 붕괴 경험 이후 부동산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낮아졌고, 주거의 개념이 자산 증식보다 소비에 가깝게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전문가들은 두 나라 모두 인구 감소와 금리 변동이라는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 흐름이 과거와 다를 수 있다고 진단한다. 한국은 공급 조절과 금융 규제 완화 여부가, 일본은 도심 재개발과 외국인 투자 수요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결국 일본과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비슷한 외부 환경 속에서도 제도와 문화, 과거 경험의 차이에 따라 서로 다른 궤적을 그리고 있다. 시장 구조에 대한 이해 없이 단순 가격 비교만으로 접근할 경우 오판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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