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가 쿠바와 외교 관계를 전격 단절하며 중남미 정세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쿠바 압박 기조에 보조를 맞춘 결정으로 해석된다.
코스타리카 정부는 18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 주재 대사관을 폐쇄하고, 자국 내 쿠바 외교 인력 철수를 요구했다. 사실상 외교 관계를 중단한 조치다.
로드리고 차베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쿠바 정권을 “국민을 억압하는 공산 체제”로 규정하며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반구는 공산주의 세력으로부터 정화돼야 한다”고 언급하며 강경한 반공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번 조치는 완전한 단교 성격을 띠지만, 인도적 차원의 최소한의 영사 기능은 유지될 전망이다. 코스타리카는 자국 내 쿠바인 약 1만 명을 위해 제한적 영사 활동을 허용하고, 쿠바 내 자국민 관련 업무는 파나마를 통해 처리하기로 했다.
코스타리카의 이번 결정은 최근 중남미 내 확산되는 친트럼프 우파 연대 흐름과 맞물린다. 에콰도르 역시 이달 초 쿠바 대사를 추방하며 양국 관계가 급격히 냉각된 바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아르헨티나, 코스타리카, 에콰도르 등 중남미 16개국과 함께 마약 카르텔 대응을 위한 연합체를 출범시키며 지역 내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동시에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 이후 쿠바를 향한 압박 수위도 높이고 있다.
쿠바는 베네수엘라산 원유 공급 차질로 전력난과 경제 위기가 심화된 상황이다. 외교적 고립까지 가속화될 경우 체제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단교 선언은 단순한 양자 관계 악화를 넘어, 중남미에서 이념 대립 구도가 다시 선명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