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서도 도심 골목과 아파트 단지에서 흔히 마주치는 들고양이가 귀여움 뒤에 가려진 위험

들고양이는 인간에 의해 전 세계에 퍼진 대표적인 외래 포식자다. 특히 천적 없이 진화한 생태계에서는 파괴력이 더 크다. 일본에서는 바깥고양이가 연간 조류 15억 마리를 잡아먹는다는 추산이 나왔으며, 일본 환경성은 반려묘를 포함한 고양이를 ‘방제 추진 외래종’으로 지정하는 개정을 추진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바깥고양이가 많은 생물의 멸종이나 감소를 일으켜 온 것은 사실이며, 모든 고양이가 실내에서 적정하게 사육되면 희생되는 동물은 없어진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실내에서만 사육되는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16년에 달하지만, 안정적인 먹이와 보호를 받지 못하는 길고양이는 3~5년에 불과하다.

질병을 옮기는 감염원으로서의 위험도 크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연구진이 88개국 17만 마리 이상의 고양이를 분석한 대규모 연구 결과에 따르면, 외출이 허용된 반려묘조차 들고양이와 비슷한 수준의 병원체 보유율을 보였고, 확인된 병원체 124종 중 약 100종은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이만이 최종 숙주인 톡소플라즈마 원충은 도심 공원 등 자연보호구역의 야생동물에게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도 길고양이가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새를 먹고 보호시설로 들어와 집단 폐사를 일으킨 사례가 보고되는 등 야생동물과 가축, 사람으로 이어지는 감염 고리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다. 진드기를 매개로 한 SFTS, 벼룩과 옴, 백선 등 피부·기생충 질환 역시 주요 우려 사항이다.

도시 생활의 위생과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도 적지 않다.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훼손해 악취와 해충을 유발하고, 어린이 놀이터 모래밭 등에 배설해 위생 문제를 일으킨다. 발정기의 울음소음으로 인한 소음 민원과 이웃 간 갈등도 반복되고 있다. 교통사고 위험도 크다. 일본의 경우 연간 약 22만 마리의 고양이가 로드킬로 사망하는데, 이는 공식 살처분 규모의 32배에 달하는 수치다. 갑자기 도로에 튀어나온 고양이를 피하려다 운전자가 급제동하거나 차선을 변경하면서 2차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들고양이 문제를 감정적 접근이 아닌 과학적 관리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무분별한 먹이 주기를 지양하고 완전 실내 사육 원칙을 지키는 한편, 중성화 사업 이후에도 체계적인 개체 수 관리와 위생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귀여움으로만 포장된 공존이 아닌, 생태계와 공중 보건, 시민 안전을 함께 고려한 책임 있는 관리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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