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튜닝이 일부 마니아의 취미를 넘어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캠핑카와 레저용 차량, 고성능 자동차뿐 아니라 전기차와 목적형 차량까지 튜닝 영역이 확대되는 추세다. 그러나 시장 성장의 이면에서는 불법 개조와 소음, 안전기준 위반도 증가해 산업 활성화와 관리 강화가 동시에 요구되고 있다.
국가승인통계인 2023년 기준 자동차튜닝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튜닝 시장 규모는 8조2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관련 종사자도 8만6000명을 넘어섰다. 자동차 생산과 정비 중심이던 국내 자동차산업이 개인 맞춤형 서비스와 부품, 레저, 모터스포츠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다.
튜닝의 범위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엔진 출력 향상이나 차체 외관 변경이 대표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캠핑카 개조, 승차 편의장치 설치, 적재함 변경, 서스펜션과 제동장치 개선, 전기·전자장비 추가 등으로 다양해졌다. 운전자의 취향을 반영하는 드레스업 튜닝과 차량의 용도를 바꾸는 목적형 튜닝도 주요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제도권으로 들어온 튜닝 차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공개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5년까지 튜닝 승인 신청·완료 자동차는 누적 195만1640대, 이륜자동차는 13만9718대에 달했다.
정부도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해 왔다. 승합차뿐 아니라 승용차와 화물차, 특수자동차도 일정한 안전기준을 충족하면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튜닝부품 인증제와 온라인 승인 제도를 운영하고 승인 절차도 간소화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6월에도 자동차 튜닝 관련 규정을 개정했고, 한국교통안전공단은 8월 개정된 자동차튜닝 사무편람을 공개했다.
다만 모든 개조가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차량의 길이·너비·높이와 중량분포를 변경하거나 원동기, 조향장치, 제동장치, 차체, 승차장치, 적재장치, 소음방지장치, 등화장치 등을 바꾸려면 사전에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승인받은 내용에 따라 작업한 뒤 튜닝검사까지 통과해야 행정절차가 끝난다.
시장 확대와 함께 불법 개조도 증가하고 있다. 2024년 한국교통안전공단 단속에서는 자동차와 이륜자동차 2만6712대에서 3만5323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이 가운데 불법 개조는 자동차 6076건, 이륜자동차 1206건 등 총 7282건이었다. 전년의 6211건보다 17% 증가했다.
자동차 불법 개조 가운데서는 적재함 임의변경이 3201건으로 가장 많았고 차체 제원 변경 1066건, 등화장치 임의변경 958건이 뒤를 이었다. 이륜자동차에서는 등화장치 임의변경과 소음기 개조가 주요 적발 유형으로 나타났다.
광복절 전야인 지난 14일 밤에도 한국교통안전공단과 관계기관이 심야 폭주 행위를 집중 단속해 불법 개조 등을 포함한 79건을 적발했다. 과도한 배기음과 불법 등화장치, 번호판 가림은 개인의 취향을 넘어 다른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다.
국내 튜닝산업의 현주소는 성장과 과제가 공존하는 단계다. 시장 규모와 고용은 커졌지만 튜닝을 여전히 불법 개조나 소음 유발 행위로 보는 부정적 인식도 남아 있다. 일부 운전자의 불법 행위가 합법적으로 영업하는 튜닝업체와 관련 산업 전체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구조다.
튜닝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합법과 불법의 기준을 소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인증부품 확대와 전문인력 양성, 작업 이력 관리, 사후검사 강화도 필요하다. 튜닝을 무조건 규제하거나 무분별하게 허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안전기준을 충족한 개조는 산업으로 육성하고 불법 개조는 엄격히 단속하는 이원화된 접근이 요구된다.
자동차 튜닝의 경쟁력은 얼마나 화려하게 차량을 바꾸느냐가 아니라 개성과 성능, 안전을 얼마나 조화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8조원대로 성장한 시장이 건전한 자동차 문화와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국내 튜닝산업의 다음 과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