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에서 유럽을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국제사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세계 최대 연례 안보회의인 뮌헨안보회의가 16일 폐막한 가운데, 미국이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유럽 없이 독자적인 합의를 추진하는 것으로 드러나 유럽 국가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최근 종전 협상 개시 방침을 밝히면서도 협상 당사국에서 유럽을 배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키스 켈로그 미국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는 15일 “종전 협상에 유럽이 참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과거의 협상은 개입 국가가 많아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종전 협상을 신속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유럽을 협상 과정에서 배제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다.
미국은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러시아와 회담을 준비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협상은 유럽이 참여하는 종전 협상이 성과를 거둔 후에만 가능하다”고 밝혔으나, 미국은 이를 고려하지 않고 러시아와의 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즉각 반발했다.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유럽이 배제된 협상은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으며, 핀란드 대통령도 “유럽 없이 우크라이나 미래를 논의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프랑스는 긴급 회담을 소집해 유럽 차원의 공동 대응을 논의하기로 했다.
미국은 유럽 국가들의 반발을 무마하는 대신 방위비 증액을 협상 참여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켈로그 특사는 “유럽 국가들이 협상에 참여하려면 실질적인 제안과 재정적 기여를 보여야 한다”고 발언하며,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군사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광물 협정 논의는 성과 없이 끝났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희토류 자원의 50%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우크라이나가 이를 거부하면서 협상은 진전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