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이 관세 전쟁 대응을 위해 정쟁 중단을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주요 교역국에 대해 상호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일본 정치권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대응 전선 구축에 나섰다. 반면 한국 정치권은 대통령 권한대행과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 논란으로 혼선을 빚고 있다. 국가적 위기 앞에서 정치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극명한 대비다.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는 10일 “정치자금 스캔들보다 관세 문제가 우선”이라며 관세 대응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 정치권은 즉각 초당적 대응 전담본부를 구성했고, 중소기업을 위한 감세, 무이자 융자 등 실질적 대책 마련에도 착수했다. 집권 자민당과 야당이 한목소리를 내는 모습은 ‘상호관세는 국난’이라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인식에 기반한 것이다. 일본은 1980년대 플라자합의 이후 겪은 ‘잃어버린 20년’의 경제 침체를 기억하고 있다.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 조기 대선을 앞둔 정치권은 여전히 정쟁의 수렁에 빠져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통상특위 구성을 제안하면서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최상목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고 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한 권한대행의 대미 통상은 신뢰할 수 없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대해 90일간 10% 상호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이 기간 동안 대선을 거쳐 새 정부가 들어선다. 이 같은 과도기 상황에서 통상 대응 전략을 여야가 공유하지 못한다면 혼란은 불가피하다.
이미 국내 주요 수출기업은 타격을 받고 있으며, 환율과 경기 불안도 점점 확산되고 있다. 이럴수록 정치권의 단합은 국제 협상에서 중요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 늦었더라도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정치권이 정쟁을 멈추고, 관세 전쟁이라는 공동의 위기에 함께 대응해 나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