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촉발된 무역전쟁의 여파로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가 금융정보기업 딜로직(Dealogic)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4월 전 세계 M&A 계약 건수는 총 2330건으로 2005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20년간 월평균과 비교해 약 34% 낮은 수치다. 특히 최대 M&A 시장인 미국에서는 단 555건이 성사돼 2009년 5월 이후 가장 적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초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라 칭하며 모든 수입품에 최소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유럽·일본·중국 등 주요 국가 제품에 최대 145%의 고율 관세를 예고한 데 따른 불확실성이 주요 원인이다. 이로 인해 글로벌 기업과 투자은행들은 일제히 인수합병 계획을 보류하거나 철회하고 있다.
투자은행 트루이스트 증권의 로렌조 파올레티 매니징 디렉터는 “CEO와 CFO들은 관세가 자사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명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며 “현재는 현금 확보가 우선이고,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거래를 연기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로 4월 글로벌 M&A 총액은 약 2430억 달러로 전달보다 54% 급감했으며, 과거 20년 월평균보다 20%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핀테크 기업 차임(Chime)과 티켓 플랫폼 스텁허브(StubHub)는 IPO 계획을 철회했다.
리사 샬렛 모간스탠리 애널리스트는 “백악관의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 해임을 위협하며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 기술 분야는 예외적으로 영향을 덜 받고 있다. 미국 내 올해 M&A 거래액 중 약 40%가 기술 분야에서 발생했으며, 글로벌 페이먼츠(Global Payments)가 카드결제 회사 인수(242억 5000만 달러) 등을 통해 시장을 일부 떠받쳤다.
씨티의 케빈 콕스 글로벌 M&A 대표는 “제조업과 헬스케어, 산업재 분야 기업들은 사업 모델에 근본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며 “리스크가 명확해질 때까지 기업들이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