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월마트 가격 인상에 “관세 탓 말라”…미 기업들 압박 가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월마트를 겨냥해 “관세를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말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월마트가 일부 품목의 가격 인상을 예고하자, 미국 내 다른 기업들로 가격 인상이 확산될 것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월마트는 체인 전반의 가격 인상에 대해 관세를 이유로 삼지 말라”며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인 만큼 관세 부담은 월마트와 중국 측이 감수해야 하며, 고객에게 부담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발언은 월마트가 지난 15일, 관세 영향을 받은 상품들의 가격 인상을 공식적으로 예고한 데 따른 것이다. 존 데이비드 레이니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CNBC 인터뷰에서 “관세가 여전히 너무 높다”며 “이르면 이달 말부터 가격 인상이 반영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관세에 트럼프의 공개 압박…美 기업 ‘이중 부담’

미국과 중국은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고위급 협상에서 관세율을 일부 인하하기로 했지만, 미국은 여전히 중국산 제품에 3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주요 기업들은 관세 부담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월마트는 이미 일부 품목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예컨대 유아용 카시트의 경우 가격이 350달러에서 약 100달러가량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나나 가격은 파운드당 50센트에서 54센트로 올랐다.

소매 유통업체 외에도 자동차, 명품, 제약업계까지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포드는 멕시코 생산 차량 3종의 미국 내 판매가격을 인상할 예정이고, 에르메스와 버켄스탁 역시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아마존·애플도 타깃…트럼프식 ‘보호무역 압박’ 지속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 아마존이 관세 비용을 상품 가격에 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직접 제프 베이조스 창업자에게 전화해 불만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역시 아이폰 생산 일부를 중국에서 인도로 이전하려 하자, 트럼프는 팀 쿡 CEO에게 “미국 내 생산을 원한다”며 압박한 바 있다.

이 같은 트럼프식 관세 압박은 미국 경제의 소비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시간대의 소비자 심리지수는 최근 사상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고, 응답자의 75%가 자발적으로 관세를 언급하며 인플레이션 악화를 우려했다.

트럼프, 파월 의장도 공개 비판…금리 인하 압박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겨냥해 “항상 너무 늦는 파월, 이번에도 망칠지 모른다”며 기준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금리를 동결한 연준의 행보에 대해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관세 전쟁에 따른 가격 상승 압력,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으로 인해 미국 기업들은 갈수록 복잡한 경영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홈디포(20일), 타깃(21일), 베스트바이(29일) 등의 대응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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