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희 주일본 한국대사는 10일 이임 간담회에서 사도광산 추도식 대응을 비롯한 일본의 과거사 문제 태도를 지적하며 “더 전향적이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추도식은 형식, 내용 모두에 걸맞아야 한다. 일본의 대응은 명칭부터 내용까지 깨끗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박 대사는 도쿄 미나토구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솔직한 대화를 통해 공통분모를 찾아야 한다”며 “과거사나 영토 문제는 억제적·축소 지향적으로 다뤄야지, 국내 정치에 이용하면 문제가 커지고 장기화된다”고 말했다. 이어 “팩트를 돌리거나 미화하면 소용없다. 책임 회피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사도광산 추도식 당시 일본 정부의 대응에 유감을 표하며, 원칙을 지키기 위해 독자적인 추모식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적당한 타협보다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올해는 더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사는 재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로 지난 6월 열린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리셉션을 꼽았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G7 정상회의 직후에도 참석한 것을 비롯해 일본 각료들이 대거 참석한 점을 들어 “한·일 관계를 잘 이끌어가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양국 국민 간 교류에 대해서는 “피부로 느끼는 친밀감이 관계의 든든한 밑거름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6월 한 달간 운영된 한·일 전용 입국심사대에 대해 “국민 편익이 분명했지만 지속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밝혔다.
박 대사는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국립외교원장을 거쳐 지난해 8월 주일대사로 부임했다. 오는 14일 귀국할 예정이다.
그는 “정권이 바뀌었으니 이임은 당연하다”면서도 “2주 내 귀임 지시는 바람직하지 않다. 일본 같은 나라에서는 신세 진 사람에게 이임 인사를 하는 게 예의인데, 시간이 없어 충분히 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대사 공백이 길어지는 것은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순간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