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고위급 인사를 겨냥해 카타르 수도 도하를 전격 공습했다. 가자지구 전쟁 이후 2년간 휴전 협상을 중재해온 카타르가 공격 대상이 된 것은 처음으로, 중동 정세에 중대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스라엘군은 9일(현지시간) 도하 카타라 지구의 주거 건물을 정밀 타격했다고 밝혔다. 군은 “하마스 테러 조직 지도자를 겨냥한 작전”이라며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이번 작전명이 ‘불의 꼭대기’였으며, 전투기와 드론이 1800㎞ 이상 떨어진 목표에 폭탄 10발을 투하했다고 전했다.
아랍권 매체는 하마스 휴전 협상 대표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제안을 논의하던 중 공격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알아라비야는 칼릴 알하야 하마스 정치국 부의장과 자헤르 자바린 등 고위급 인사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으나, 하마스는 알하야의 아들과 보좌관 등 5명이 숨졌을 뿐 대표단 암살은 실패했다고 반박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예루살렘 버스정류장 테러 직후 하마스 지도부를 저지하라고 지시했다”며 “테러 지도자들이 더는 안전지대에 머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카타르 외무부는 “비겁한 공격”이라며 강력 규탄했고, 휴전 협상 중재를 잠정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미국에 전달했다.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아랍연맹 등도 일제히 비난 성명을 냈다.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는 “카타르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침해한 명백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는 미국 관리들이 이번 작전에 사전 동의했다고 보도했지만, 이스라엘 총리실은 “전적으로 독립적 작전이었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백악관은 공습 계획을 사전에 통보받았지만 “카타르에 대한 폭격은 양국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으로 카타르의 중재 역할이 흔들리면서 가자지구 휴전 협상은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