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한국-아세안 관계 강화를 위한 새 비전인 ‘CSP 비전’을 발표한다. 대통령실은 26일 이 같은 계획을 공식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 간 관계 수립 40주년(2029년)을 기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 의지를 밝히고, 지난해 수립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Comprehensive Strategic Partnership, CSP)’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구상을 제시할 예정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 비전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 ‘C’는 아세안 청년의 꿈과 희망을 지원하는 ‘기여자(Contributor)’.
- ‘S’는 성장과 혁신의 ‘도약판(Springboard)’으로서 양측의 질적·양적 교류 확대.
- ‘P’는 평화와 안보를 위한 ‘파트너(Partner for peace and security)’로, 역내 안정 및 초국가범죄 근절을 위한 수사 공조 강화.
위 실장은 “한국에서 아세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며 “이번 회의는 이재명 정부의 아세안 중시 기조를 보여주는 데뷔 무대”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정상회의 계기를 활용해 한반도 평화와 관련한 대북정책도 아세안 측과 협의할 방침이다. 위 실장은 “우리의 대북정책 전반에 대해 아세안과 협의를 갖고 있으며, 그에 대한 아세안의 호의를 유도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문제를 다룬 공동성명 가능성에 대해서는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현재까지 역내 다자안보협의체인 ASEAN Regional Forum(ARF)를 연결고리로 남북관계 진전을 도모할 만한 계기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아세안 정상회의 직후에는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도 이어진다. 이 자리에서는 금융 및 식량 안보 등 공통의 현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중국의 리창 총리,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첫 대면할 가능성도 있다고 위 실장은 전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대화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이번 만남은 짧은 접촉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위 실장은 지난 21일 일본 방문 당시 아소 다로 전 총리,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를 만난 것과 관련해 “일본 정계의 유력 정치인으로서 한-일관계에 영향력이 큰 분들이며, 향후에도 관계 발전에 계속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국 정부는 아세안을 대외 외교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고, 안보·경제·문화 교류를 포괄하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려는 모습이다. 향후 2029년 특별정상회의까지의 로드맵과 대북·동북아 외교 구도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