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중국 춘제(春節·음력 설)를 맞아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역할 확대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놨다.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과의 신경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발표된 입장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17일 일본 총리실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춘제 축하 메시지에서 “현재 국제 정세 속에서 일본이 국제 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증진하는 데 더욱 큰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며 “새해에는 세계 평화가 찾아오고 더 많은 이들이 삶의 평온을 되찾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말의 해를 맞아 위풍당당한 이 동물의 민첩하고 기민한 본성을 되새긴다”며 “특히 붉은 말의 해는 역동성이 넘치고 생각을 구체적인 결과로 전환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언급했다. 해당 메시지는 일본어와 중국어, 영어로 작성돼 공개됐다.
이번 메시지는 양국이 대만해협 문제를 두고 공개 공방을 벌이는 상황에서 나왔다. 앞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14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해 “일본 총리가 대만해협의 유사는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한다고 말했다”며 “이는 중국의 국가 주권에 직접 도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본 정부는 즉각 반박했다. 일본 외무성은 “일본의 방위력 강화는 갈수록 엄중해지는 안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한 조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일 중국대사관은 “일본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재차 반박 입장을 내며 양국 간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대만 유사 시 대응을 둘러싼 해석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이번 춘제 메시지는 갈등 국면 속에서도 외교적 수위를 조절하려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