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최고지도자로 아야톨라 모지타바 하메네이가 선출되면서 이란 정치 체제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처음으로 사실상 부자 간 권력 승계가 이뤄지면서 중동 정세에도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란 국영 매체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헌법 기구인 전문가회의는 8일(현지시간) 회의를 열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지타바 하메네이를 이란의 제3대 최고지도자로 선출했다.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으며 이후 이란은 임시 지도체제를 거쳐 후계자를 선출했다.
1969년 이란 마슈하드에서 태어난 모지타바 하메네이는 종교 도시 쿰에서 신학을 공부한 성직자다. 공식 정부 직책을 맡은 적은 거의 없지만 오랫동안 최고지도자 측근으로 활동하며 권력 핵심을 관리해온 인물로 평가된다. 특히 이란의 핵심 군사 조직인 이슬람혁명수비대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선출은 이란 정치 체제에서 사실상 세습에 가까운 권력 승계라는 점에서 논란을 낳고 있다.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1979년 왕정 체제를 무너뜨리며 출범했지만 최고지도자 자리를 창립 이후 처음으로 부자 간에 이어받게 됐기 때문이다.
대외 정책 노선 역시 강경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지타바는 오랫동안 보수 강경파 성직자와 군부 세력의 지지를 받아왔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장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그의 지도 체제가 서방과의 협상보다는 대결 노선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그의 부친이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이후 중동 지역 충돌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새 지도자의 대외 전략은 더욱 강경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혁명수비대와 군부가 공개적으로 충성을 선언하면서 권력 기반도 빠르게 굳어지는 분위기다.
미국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모지타바 하메네이의 지도자 선출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미국의 승인 없이 지도자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권력 교체가 단순한 지도자 교체를 넘어 중동 전반의 긴장을 높일 변수로 보고 있다. 이란과 미국·이스라엘 간 군사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강경 성향 지도자의 등장은 지역 갈등을 장기화시키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