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미국·이스라엘 간 군사 충돌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 방위산업 관련 기업 주가가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쟁 양상이 드론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군용 드론 업체 에어로바이런먼트(AeroVironment)가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합동작전을 개시한 이후 미국 증시에서는 주요 방산 기업들의 주가가 동반 상승했다. 노스롭그루먼, RTX, L3해리스, 록히드마틴, 보잉 등 주요 5개 방산 기업 주가는 전쟁 개시 직후 평균 4% 이상 올랐고 미국 항공우주·방산 상장지수펀드(ETF)도 크게 상승했다.
이 가운데 나스닥 상장사 에어로바이런먼트는 군용 드론 분야 핵심 기업으로 평가된다. 이 회사는 소형 전술 드론과 자폭 드론(배회탄) 분야에서 미국 군수 생태계를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이 차지하는 위치에 비유해 ‘전투 드론의 아이폰’이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실제 최근 중동 전쟁에서는 드론이 핵심 전력으로 부상했다. 이란은 개전 이후 일주일 동안 1400회가 넘는 드론 공격을 수행했으며 전체 공격의 상당 부분이 드론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반면 이를 요격하기 위해 사용되는 패트리엇 PAC-3 미사일 한 발 가격은 약 400만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이 운용하는 샤헤드 드론 가격은 약 2만~5만달러 수준으로 공격 비용과 방어 비용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다.
이 같은 비용 비대칭 구조 때문에 미국 국방부는 기존 미사일 중심 방어 체계에서 드론과 레이저 요격 체계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공격용 자폭 드론과 방어용 지향성 에너지 무기 확대가 핵심 전략으로 제시되고 있다.
에어로바이런먼트의 대표 제품은 ‘스위치블레이드’ 시리즈다. 배낭에 넣어 운용할 수 있는 소형 스위치블레이드300과 전차 공격용 대형 스위치블레이드600이 대표적이다. 이 드론은 발사 후 일정 시간 공중에서 목표를 탐색하며 대기하다가 목표를 포착하면 자폭 공격을 수행한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 표적 인식 기능을 갖춘 점이 특징이다. 목표를 식별하는 과정에서 민간 시설이나 민간인으로 판단될 경우 공격을 자동 취소하고 다른 목표를 재탐색할 수 있다. 이는 민간 피해 최소화를 중시하는 미군 교전 규칙에 부합하는 기능으로 평가된다.
미군은 이미 이 드론을 대량 도입하고 있다. 미 육군은 2024년 최대 9억9000만달러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후 여러 차례 추가 발주를 진행했다. 최근까지 누적 발주 규모는 약 5억8000만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생산 능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와 유타 공장을 합치면 월 1200대 이상의 드론 생산이 가능하며 연간 약 20억달러 규모 생산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적 성장 속도도 빠르다. 에어로바이런먼트는 2024 회계연도 약 7억달러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후 드론 수요 증가와 신규 사업 확대로 매출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회사는 2026 회계연도 매출 전망을 약 19억5000만~20억달러 수준으로 제시했다.
다만 최근 주가 변동성도 커졌다. 회사가 2025년 약 41억달러에 인수한 방산기업 블루헤일로와 관련한 우주군 위성통신 프로그램(SCAR)이 재검토되면서 수주 계약 축소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해당 계약은 최대 17억달러 규모로 알려져 있으며 계약 구조가 변경될 경우 일부 수주 감소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계약 조건 조정 형태로 유지될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재경쟁 입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오는 3월 10일 예정된 실적 발표와 컨퍼런스콜에서 회사 측 설명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에어로바이런먼트는 한국 방산 기업과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2025년 대한항공과 무인기 도입 및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수직이착륙 무인기 ‘점프20’의 한국 도입과 아시아 시장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동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드론과 레이저 중심의 전장 구조가 더욱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군용 드론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의 전략적 가치도 동시에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