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간의 통상 관세 협상에 일본 측 대표로 나선 인물은 경제산업상이나 재무상이 아닌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다. 외교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최측근인 그를 전면에 내세운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 정부 발표에 따르면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50분간 면담한 데 이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75분간 회담을 가졌다.
경제재생상은 한국에는 없는 독특한 직책으로, 일본 정부의 경제 성장 전략 수립을 담당하는 핵심 내각직이다. 임금 인상, 스타트업 육성, 감염병 대응 등도 아카자와의 소관 업무이며, 최근에는 방재청 설립 등 이시바 내각의 핵심 정책을 맡고 있다.
아카자와는 과거 아베 신조 정권 당시 트럼프 1기와 통상 협상에 나섰던 모테기 도시미쓰 전 경제재생상의 뒤를 잇는 인물로, 운수성(현 국토교통성) 관료 출신이다. 다만 외교나 통상에 대한 전문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본 언론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시바 총리가 아카자와를 선택한 배경에는 정치적 의존도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이 외무상·방위상 등을 두루 거친 외교통이라는 점에서 더 적합한 인사로 평가받았으나, 이시바 총리는 유사시 국정 위기 대응을 고려해 하야시를 협상 실무에서 배제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신문은 “아카자와가 누구냐는 반응이 미국 측에서 나왔다”며, 이시바 총리가 당내 기반이 약해 인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두 사람의 지역 기반도 주목된다. 아카자와와 이시바 총리는 인구 최하위 돗토리현에서 선출된 중의원 의원으로, 자민당 내 드문 지역 정치 연대를 이루고 있다. 아카자와는 이시바 총리가 지난해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선거 전략을 총괄한 핵심 실세이기도 하다.
마이니치신문은 “아카자와는 총리의 오른팔이라는 부담스러운 표현 대신 왼팔임을 자처하고 있다”며, 이번 협상이 이시바 정권의 향방을 가를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겁다고 해설했다.
아카자와는 이번 방미에 앞서 모테기 전 경제재생상, 세코 히로시게 의원 등과 1시간 이상 회동하며 통상 협상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 측근이지만 외교와 통상 실무에 대한 신뢰는 아직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