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선불충전금 보호 규제가 시행됐지만, 여전히 제도 사각지대가 존재하면서 관리 체계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선불충전금은 전자금융 결제 수단이나 멤버십 카드, 앱 기반 페이 등 다양한 형태로 충전돼 사용되지만, 본질은 고객 자산이다. 그러나 신탁, 은행 예치, 보증보험 등 별도 보호 조치 없이 운영되면 발행자의 회계상 ‘쌈짓돈’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업체의 경우 고객이 환불받기 어렵게 최소사용금액 등 장벽을 설정하고, 이자 없이 돈을 보관하거나 목적 외 유용 사례도 존재했다.
대표적으로 스타벅스는 2024년 기준 선불충전금이 3950억원에 달해 중형 저축은행 규모와 맞먹는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사실상 스타벅스 은행”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전 지점이 직영이라는 이유로 전자금융거래법상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자 등록 의무에서 제외돼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황승준 KDI 연구위원은 “지급결제의 범용성은 없지만 금액 규모 면에서 별도 관리가 필요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도 “관리 감독 체계 전반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커피전문점 중 고객 선불충전금에 대해 파산 시 ‘우선 변제’를 약속한 업체는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파스쿠찌, 이디야 등 4곳뿐이다. 폴바셋, 할리스, 엔제리너스 등은 일반 채권자와 동일한 순위로 처리된다. 법정관리 등 상황 발생 시 소비자는 환불을 제대로 받기 어려운 구조다.
소비자들이 선불충전금이 어떻게 보호되고 있는지 명확히 알기 어려운 점도 문제다. 이디야와 파스쿠찌 등은 보호 방식과 예치 기관을 명시하고 있지만, 스타벅스의 경우 서울보증보험 보증 및 시중은행 예치 등 설명이 불충분하고, 홈페이지 이용약관에도 구체적인 정보가 없다. 이자 수익 등 운영 방식 역시 공개되지 않는다.
한편 최근 카페업계에서는 선불업 등록을 피하고자 외부 선불업자에 운영을 위탁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등록 기준을 피하기 위한 이 같은 ‘편법’이 보호 공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개정으로 선불충전금의 100% 별도 보호 조항이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됐지만, 직영체제 사업자나 발행 금액이 일정 기준 미만일 경우 여전히 적용되지 않는 등 허점이 존재한다. 게다가 신규 등록업체에 대해선 6개월간 유예기간이 부여돼 등록 미이행 상태에서 운영되는 곳도 적지 않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등록 후 점검과 검사를 통해 준수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며, 위반 시 제재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현행 법제도가 완전하지 않아 고객 자산 보호는 여전히 발행업자의 자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과도한 충전보다는 필요한 만큼만 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