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종전 및 통일 50주년을 맞은 베트남의 경제·외교 전략이 트럼프 시대의 불확실성과 맞물려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다.
1986년 도이머이(쇄신) 개혁을 추진하며 연 5~9%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 온 베트남은 현재 1인당 GDP 5000달러 돌파를 바라보는 중진국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베트남산 제품에 최대 46%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경제적 위기를 맞았다.
미국은 베트남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이다. 이 같은 관세율이 유지될 경우 베트남의 올해 목표 성장률 8% 달성은 물론, 2045년 선진국 진입 목표도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베트남은 특유의 ‘대나무 외교’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 대나무처럼 유연하게 주변국들과 협력하며 미국의 압박을 분산시키고, 동시에 미국과의 무역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협상을 추진 중이다.
미국과의 협상에서 베트남은 미국산 방위장비와 항공기 도입 확대 등을 통해 무역 불균형 해소를 약속했다. 특히 F-16 전투기 도입 계약이 성사될 경우, 양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방위산업 거래가 이루어져 미국의 압박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중국산 제품이 베트남을 경유해 미국으로 우회 수출되는 것을 철저히 단속하는 등 무역 투명성 제고에도 적극 나섰다.
이와 동시에 베트남은 일본, 중국, 러시아,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최근 인도, 브라질, 스페인, 뉴질랜드 등 10개국과 정상급 회담을 열어 경제 및 투자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15일에는 중국 시진핑 주석과 45건의 협정에 서명하며 우호를 과시했지만, 반미 연대 요구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는 절제된 모습을 보였다.
베트남 정부는 또한 무역당국에 인도, 브라질, 파키스탄 등 신흥 경제권과 새로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지시하는 등, 적극적인 다자간 경제협력을 통해 미국시장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이 같은 베트남의 전략에 대해 “미국 시장 의존을 줄이고 수출 시장 다변화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