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이른바 ‘트럼프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한 ‘2+2 통상협의’ 후속 조치로 환율 문제를 본격적으로 협의하기 시작했다. 이번 협의에서 미국은 무역 적자 개선을 이유로 한국에 원화 가치 절상(환율 하락)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1일 미국 재무부와 환율 관련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재무·통상 장관 ‘2+2 협의’에서 양국은 관세, 비관세, 경제안보 및 투자 협력 등과 함께 환율 문제를 공식 의제로 포함시켰다.
미국이 통상 문제에서 환율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것은 전례가 있다. 2018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당시에도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환율조작 금지에 관한 별도의 합의를 추진했지만, 당시 한국 정부가 강력 반발하면서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특히 이달 발간될 미국 재무부의 ‘환율 보고서’에서 한국이 2회 연속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의 압박이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는 자국을 상대로 연 150억 달러 이상의 무역 흑자와 GDP 대비 3% 이상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국가를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그러나 미국이 문제 삼고 있는 대미 수출 증가가 환율 조작과 무관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원화 가치 하락이 12·3 불법계엄 등 국내 정치적 불안과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 등 외부 요인에 의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2~3년간 오히려 환율 절하를 막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으며, 원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조정할 정책적 수단이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