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전설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60년의 투자 여정을 마무리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올해 95세인 그는 최근 열린 제60회 연례 주주총회에서 공식적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주총에 참석한 4만 명의 주주들은 갑작스러운 발표에 당황했지만, 곧 박수로 그의 은퇴를 축하했다.
버핏 회장은 은퇴 이유에 대해 “결정적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건강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을 실감했다”고 설명했다. 버핏의 은퇴 발표와 함께 버크셔의 경영권은 그가 2021년에 지명한 후계자 그레그 에이블 비보험 부문 부회장에게 넘어간다.
버핏은 이날 주총에서 “버크셔의 미래는 에이블의 경영 아래 더욱 밝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버크셔 주식을 모두 유지하는 것은 여전히 경제적인 결정”이라며 회사의 미래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다.
버핏은 지난 60년 동안 몰락한 직물회사였던 버크셔를 연 매출 561조 원, 자회사 180개를 보유한 세계적 투자기업으로 키워냈다. 버크셔 주가는 이 기간 무려 550만% 상승하며 연평균 20%의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S&P500의 3만9054% 수익률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성과다. 버크셔의 시가총액은 1조2000억 달러(약 1683조 원)로 세계 8위에 올라 있으며, 비(非)테크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1조 달러를 넘었다.
11세에 처음 주식투자를 시작한 버핏은 평생 철저한 가치투자를 원칙으로 삼았다. 고등학교 졸업 직후 사업에 뛰어들길 원했으나 아버지의 권유로 대학에 진학했고,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에서 ‘가치투자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에게 투자 원칙을 배웠다. 이후 기업의 내재가치를 분석해 저평가된 기업에 장기투자하는 전략으로 막대한 부를 쌓았다.
엄청난 재산에도 불구하고 버핏은 평생 소박한 삶을 유지해왔다. 그는 1958년 매입한 오마하의 작은 집에서 현재까지 거주하며, 값비싼 미술품이나 저택에 관심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억만장자들은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주장하며, 재산의 99%를 자선사업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버핏의 은퇴 소식에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는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적 인물”이라고 평가했고, 팀 쿡 애플 CEO와 브라이언 모이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 CEO도 그의 위대한 업적에 경의를 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워런 버핏 같은 인물은 다시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그의 시대가 저물었음을 아쉬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