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식 통상 압박에 한국도 본격 대응 준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 협상 전략이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엔 한국이 타깃이다. 트럼프는 이미 일본과의 협상에서 15% 자동차 관세를 끌어내는 대신 5,500억 달러의 투자 약속을 받아내며 특유의 밀어붙이기 협상을 펼쳤다. 한국도 비슷한 수준의 압박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까지 한국 정부는 미국 측과의 공식 협상 일정을 잡지 못한 상태다. 기획재정부 구윤철 장관은 미국으로 출국 직전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했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별다른 성과 없이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유럽연합(EU) 및 중국과의 협상 일정을 이유로 한국과의 협상은 연기했다.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이면서도 강압적인 협상 방식에 밀려 쌀 수입 확대, 자동차 안전 검사 면제, 거액 투자 확대 등을 수용했고, 일본 측 내부에서도 “사실상 미국 경제 재건에 자금을 댄 셈”이라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왔다.

현재 한국이 준비 중인 투자 제안은 약 1,000억 달러 규모로 알려졌으나, 미국의 기대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기재부는 최대 2,000억 달러 수준까지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 일본의 제안 수준에 비교하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관세 인하와 관련해선 일본이 이미 15% 수준으로 합의한 데 반해, 한국은 여전히 25% 고율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3.6조 원으로 추정되며, 관세 부담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미국 자동차 업계는 오히려 일본에 부여된 혜택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산 부품이 다수 포함된 캐나다·멕시코산 차량에는 여전히 25% 관세가 적용되고 있는 반면, 일본산 완성차는 더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에서 한국이 ‘일본 수준’의 양보는 피하면서도 핵심 산업과 안보 협력을 연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반도체, 조선, 에너지 등에서의 기술·투자 협력 확대가 대안으로 거론되며, 일정 부분 농산물 개방을 카드로 활용하되 안보·투자 보장과의 교환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미국과의 협상이 지연될수록 한국은 관세 인상 가능성과 함께 협상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당장 오는 8월 1일 이전에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미국 측은 일괄 25% 관세를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통상 전문가는 “지금 한국은 5월 초 일본의 모습과 흡사하다. 일본은 시간을 벌기 위해 ‘미래의 약속’을 무기로 활용했다”며 “한국도 포장과 메시지 전략을 정교하게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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